美 “정밀의학 등 9개 분야 역점”
日 “기술 중심 성장” 재비상 의욕
“21세기 비즈니스는 미국의 과학과 미국의 기술, 미국의 연구개발(R&D)에 의존할 것입니다. 저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낼, 이 ‘발견의 경주’에서 미국인들이 승리하길 바랍니다.”(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2015년 국정연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국가경쟁력 종합순위에서 최근 5년간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을 정도로 세계 최고 국가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 양(경제규모)과 질(효율성ㆍ인프라 수준)에서 최고 수준 경쟁력을 보유했음에도, 미국은 지금의 자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는 중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21일 연방정부 주도 국가혁신 전략인 ‘미국혁신전략(A strategy for American Innovation)’을 발표했다. 2009년 첫 발표 이후 2011년 일부 수정을 거쳐 지난해 최종안이 발표됐을 정도로, 장시간에 걸쳐 상당한 공을 들인 정책이다.
미국혁신전략이 발표된 이 날은 마침 영화 ‘백투더퓨처2’에서 1985년에 살던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30년 후 미래로 시간여행을 가기 위해 타임머신에 설정한 날이어서, 그 극적 효과를 더했다. 백악관은 이를 두고 “지난 30년 동안 기술이 세상을 얼마나 바꾸었는지, 앞으로 30년간 혁신이 세상을 얼마나 변화해 나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단초”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한 세대 전에도, 지금도, 한 세대 후에도 혁신을 통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혁신전략을 통해 “국가 당면과제 해결 및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9개 전략분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첨단제조업(제조업 비용ㆍ시간 단축) ▦정밀의학(환자 상태별 맞춤형 진료 제공) ▦브레인 이니셔티브(신경질환 정복을 위해 뇌세포 작동원리 탐구) ▦첨단자동차(무인자동차 개발을 통해 교통사고 90% 감소) ▦스마트시티(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삶의 질 개선) ▦클린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재생ㆍ청정에너지 개발 등) ▦교육기술(혁신적 교육방식 개발로 교육의 질 개선) ▦우주분야(우주ㆍ항공산업 발전) ▦뉴프론티어 컴퓨팅(슈퍼컴퓨터로 공공서비스 및 삶의 질 개선) 등이다.
이 9개 분야 면면을 보면, 미국이 앞으로 어떤 쪽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투입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 경제ㆍ과학 분야에서 ‘세계표준’을 설정하는 미국의 위상을 고려하면 9개 전략의 파급효과는 미국 내에서만 그치지 않고, 한국 등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자랑하는 일본 역시 국가 차원의 구조조정 및 혁신 노력에 한창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1991~2011년 장기불황)을 만회하기 위해 ‘일본재흥전략(Japan is Back)’을 들고 나왔는데,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들고 나온 3가지 경제정책(3가지 화살) 중 가장 마지막인 ‘제3의 화살’에 해당하는 국가 성장전략이다.
일본재흥전략은 제조업 세계최강국이었던 일본이 제도개혁,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산업구조를 개혁하고 기술 중심의 성장을 지향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긴급 구조개혁을 통한 산업 신진대사 촉진, 과학기술 혁신, 세계최고 정보통신(IT) 사회 구축 등의 실천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2%의 실질 성장률을 달성하고 48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계획이다.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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