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계좌이동제 7개월… 하나ㆍ신한 웃고 우리ㆍSC 울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계좌이동제 7개월… 하나ㆍ신한 웃고 우리ㆍSC 울었다

입력
2016.06.09 04:40
0 0

은행마다 상품 비슷 영업이 좌우

계좌 감소 은행 수입 되레 늘기도

“계좌 수 늘리기 과열경쟁” 지적도

지난해 10월말 도입된 은행 계좌이동 서비스 도입 이후 7개월 만에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 KB국민은행 등이 자동이체 계좌 60만개 정도를 경쟁 은행에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계좌이동 서비스를 활용한 자동이체 순유입(유입-유출) 건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우리은행(-26만건) SC제일은행(-16만건) KB국민은행(-15만건) 씨티은행(-9만건) 등이었다. 이들 은행에서 빠져나간 계좌는 KEB하나은행(+28만건) 신한은행(+27만건) 기업은행(+10만건) 농협은행(+2만건)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은행권 전체의 계좌변경 건수는 501만건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은행간 경쟁 활성화를 통한 서비스 품질을 올리기 위해 ‘페이인포’를 통한 계좌 변경 제도를 도입했고, 올해 2월부터는 은행 창구에서도 계좌 변경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대형 은행간 희비가 엇갈린 것은 계좌이동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영업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가 좌우했다는 것이 은행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은행들이 계좌이동 고객 유치를 위해 내놓은 상품은 엇비슷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계좌이동제 도입 이후 ‘신한 주거래 온 패키지’(신한), ‘KB ONE 컬렉션’(국민), ‘행복knowhow 주거래 우대통장’(하나), ‘우리웰리치 주거래패키지’(우리) 등 관련 상품을 내놨는데, 대부분 금리와 수수료 혜택을 담은 상품들이다. 또 대부분 은행들이 성과평가 지표(KPI)에 계좌이동 고객 유치 건수를 넣어 직원들에게 영업을 독려했다.

그간 누적됐던 계좌이동 수요가 한꺼번에 반영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직장이 바뀌는 등 이유로 급여 이체 계좌가 바뀌었는데 다른 은행에 자동이체 계좌가 남아있었던 고객들이 계좌 이동이 간편해진 이번 기회에 자동이체 계좌를 대거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은행 규모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점포 수나 영업에 동원할 수 있는 직원 수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밀리다 보니 고객을 빼앗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동이체 계좌 수가 줄어들었다고 곧바로 수익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비우량 고객이 2명 나가고, 우량 고객 1명을 유치하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는 이득일 수 있어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자동이체 건수를 늘리는 것보다 실제 주거래 고객 수를 늘리는데 중점을 뒀다”면서 “순유입 고객 수로는 약 3만명이 늘어났는데, 새로 유입된 고객들의 수신 규모가 이탈 고객보다 평균 600만원 정도 더 많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계좌이동 도입 후 시중 은행 중 요구불 예금 잔액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적잖은 은행들이 여전히 자동이체 순유입 수로 성과를 평가하는 데다, 금융당국도 순유입 실적이 우수한 은행 순위를 발표하면서 단순한 계좌 수 늘리기 과열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A은행 관계자는 “계좌이동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B은행의 직원은 A은행 지점에서 계좌를 튼 뒤 페이인포를 통해 계좌를 B은행으로 바꿔 실적을 올리는 어이 없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