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환경규제 강화 등 세계추세 맞춘 전략
반도체 신화를 이룬 삼성은 이제 바이오와 전기차 배터리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인구고령화로 인한 만성 질환자 증가와 유럽, 미국, 중국, 인도 등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차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춘 전략이다.
삼성은 2010년 바이오 제약을 신수종 사업으로 발표했다.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바이오 제약이 삼성의 미래라고 강조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세계 유수의 제약사를 직접 찾아 다니며 사업을 추진했다.
바이오 제약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안에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지난 4월 발표했다. 상장 이후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바이오 제약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2011년 설립 이후 단숨에 바이오 의약품 생산분야 세계 3위 기업으로 올라선 데 만족하지 않고, 성장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의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2년 이내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13년 7월 상업 생산을 시작한 인천 송도 제1공장은 단 한 건의 품질 지적사항 없이 2015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조승인을 받았고, 현재 공장은 풀 가동 중이다. 2013년 9월 착공한 제2공장은 올해 2월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2018년 송도에 제3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춰 세계 제1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 자리에 올라설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더 신속하게 공급함으로서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자체 생산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한 생산 제휴를 선호하도록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는 이미 세계 정상급이다. 올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1회 충전으로 600㎞까지 주행 가능한 전기차용 고성능 배터리 셀을 선보였다. 이는 업계에서 개발 중인 500㎞급 배터리의 성능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집약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SDI는 향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이 분야에 202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선도 업체의 위상을 굳힐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 시안(西安)과 울산, 향후 건립될 유럽 거점 등 3각 체제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재 연구개발(R&D)센터의 신설과 배터리 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정비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삼성SDI는 독일 고급차 업체인 아우디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공동 개발 중이며 BMW, 크라이슬러, 벤틀리, 포르쉐 등과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허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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