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기업 20~30% 스마트공장 도입
매출 늘며 일자리 증가 사례 많아”
한국 맞춤형 스마트공장 단 1곳뿐
“거대한 흐름인 스마트 공장을 도입하지 않는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관련 민관합동 정책협의체인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의 헤닝 버틴(47) 사무총장은 지난 3일 베를린의 사무실에서 “인더스트리 4.0은 ‘혁명’이라기 보다는 ‘진화’”라며 이렇게 말했다. 진화하지 못한 공룡이 사라졌듯 스마트 공장을 외면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말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버틴 사무총장은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은 이미 충분히 자동화, 로봇화, 디지털화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스마트 공장은 단순한 자동화의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도래할 산업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만큼 기업들은 스마트 공장의 필요성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며 “초기 투자 비용이 커 망설이는 기업들도 많지만 스마트 공장을 도입하면 장기적으로 기업에게 더 이득이 된다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와 플랫폼 인터스트리 4.0의 노력에 힘입어 현재 독일 기업들은 이미 20~30%가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전체 기업 중 3분의2가 인더스트리 4.0의 필요성에 공감, 앞으로 스마트 공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인터스트리 4.0은 지난 2013년 독일 정보통신협회(Bitkom)와 기계협회(VDMA), 전자협회(ZVEI) 3개 민간 협회가 모여 출범했다. 이후 정부와 학계로 그 울타리가 확대되며, 이해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토론의 장으로 발전했다.
일각에선 스마트 공장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버틴 사무총장은 “스마트 공장을 통해 경쟁력이 높아지면 매출이 증가해, 오히려 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사례도 많다”고 반박했다.
우리 정부도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본 떠 2014년 6월 민관 공동으로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발표했다. 민관 공동으로 1조원 규모의 제조혁신재원을 조성하고, ‘스마트공장 추진단’을 만들어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 역량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맞춤형으로 지원해 2020년까지 스마트공장 1만개를 만들겠다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스마트공장추진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모두 1,240개사에 그쳤다. 더구나 이 중 82.3%(1,021개사)는 이력ㆍ추적 관리에 국한된 기초적 수준(1단계)에 머물렀다.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맞춤형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공장(4단계)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베를린=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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