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이 롯데마트 노병용(현 롯데물산 대표이사) 전 영업본부장 및 박모 전 상품2부문장, 김모 일상용품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홈플러스 김원회 전 그로서리 매입본부장, 조모 전 일상용품팀장, 이모 법규관리 팀장에 대해서도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모두 업무상 과실치사ㆍ상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 밖에도 가습기 살균제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으로 생산한 김모 용마산업 대표와 롯데마트 가습기 살균 제품 기획 과정에 참여한 외국계 컨설팅 업체 데이몬사의 팀장 조모씨에 대해서도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 위험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본부장 등 홈플러스 관계자들은 해당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거짓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법 위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롯데마트 제품으로 41명(사망자 16명), 홈플러스 제품으로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지만 두 회사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다만 이날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와 이승한 전 홈플러스 대표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 검찰은 두 전직 대표 모두 직접적인 결재 라인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안전성 검사에 대한 책임을 물을 근거를 찾는데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유해성 실험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모(61) 호서대 교수도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교수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에 함유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 실험을 진행하면서 실험 공간의 창문을 열어 놓는 등 옥시 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실험 조건을 조작해 주고 옥시 측으로부터 4,400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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