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있는 도시에서 볼일을 보고 오는 길에 추억이 있는 식당에 들렀다. 운전하던 사람이 콕 찍어서 그 식당으로 가야겠다고 할 때부터 서로 말은 안 했지만 우리는 같은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다. 헌신적으로 살다 십 년 전 세상을 떠난 분이다. 나는 살면서 인색한 사람을 볼 때마다 늘 극단의 비교 대상으로 그분을 떠올리곤 했다. 그분이 그 식당을 좋아해서 우리를 가끔 데리고 갔기 때문에 마지못해 따라 가긴 했지만, 사실 내겐 그곳의 음식이 잘 맞지 않았다. 거기서 식사를 할 때마다 나는 늘 돈을 받고 팔기에는 뭔가가 좀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지나치게 맛을 탐닉하지 않으려 하는 나는, 늘 그곳에서 ‘내가 유별난 미식가의 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곤 했다. 반대로 우리를 데리고 갔던 분은 다른 식당에는 없는 뭔가를 그곳에서 느끼는 것 같았다. 십여 년 만에 다시 찾아갔지만, 나는 그때와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당은 여전히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로 붐볐고, 종업원들은 끝없이 문을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로 인해 지친 표정이었다. 맛이 있든 없든 나는 음식을 잘 남기지 않는 편인데, 기를 쓰고 먹어도 반 이상을 먹을 수가 없었다. 여전히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음식의 맛보다 훨씬 강한 맛, 그분도 없이 우리끼리만 그곳에 있다는 말할 수 없는 슬픔 때문이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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