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바깥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마냥 즐거워할 상황은 아니다. 진드기, 모기들도 활발히 활동하는 계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진드기, 모기는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도 치명적인 전염성 질환을 옮길 수 있는데, 온난화의 영향으로 활동하는 기간이 더욱 길어지면서 이들이 질병을 옮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실시한 반려동물 질병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진드기가 전염시키는 아나플라즈마증, 라임병의 항체가 유기동물 일부에서 확인됐다. 항체가 있다는 것은 현재 질병 상태이거나 이전에 질병에 걸린 경험이 있음을 의미한다. 심장사상충은 유기견이 13%(623마리 중 82마리), 집에서 생활하는 반려견은 1.5%(205 마리 중 3마리)에서 양성의 결과를 나타냈다.
모니터링 대상의 수가 적은 것을 고려하면, 진드기 매개 전염병과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개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진드기 매개 질병과 심장사상충에 대한 반려동물의 정기적인 검사와 예방이 정말 중요해졌다.
진드기는 종류에 따라 흡혈을 하는 동안 라임병, 아나플라스마증, 에릴리히증, 바베시아증 등 다양한 질병을 전염시킨다. 반려견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게다가 이들 진드기 매개 전염병은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사람에게도 전염된다.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사망 사고도 종종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13년 처음 보고된 이후 93명에게 발생했고 이 중 32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방심하면 반려견이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고생하거나, 사람에게도 병이 옮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산책을 시키지 않을 순 없다. 산책은 반려견에게 행복한 시간이자 스트레스 해소 시간이기 때문이다.
반려견과 함께 안전한 산책을 즐기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기적인 검사와 구충을 하면 된다. 동물병원에 내원해서 혈액 몇 방울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으면 구충제를 투약해서 예방한다. 예방약 종류는 다양하다. 먹는 약, 바르는 약, 주사제 그리고 목걸이 형태의 예방약도 있다. 예방약에 따라 효과 지속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예방 주기도 다를 수 있기에 수의사와 상담 후 선택하면 된다.
예방약을 투약하더라도 산책 후 집에 오면 반려견의 몸을 유심히 살펴서 이물 같은 것이 몸이나 털 속에 붙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기억하기 쉽게 매달 1일은 외부기생충 예방하는 날로 정하면 반려견과 나의 건강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
문재봉 수의사(이리온 동물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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