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中 대사 만나 북핵 논의
원내 1당으로 외교 입지 강화
美 日 러 대사와도 회동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주한 외국대사들로부터 외교 과외를 받는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주요국 대사들을 초청해 대화하며 외교정치를 펴겠다는 것. 여야 통틀어 외교 전문가가 전무한 20대 국회에서 외교에서도 수권 정당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첫 번째 과외교사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7일 더민주를 찾았다. 추 대사는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만나 대북 제제의 실효성과 한반도 정세를 놓고 1시간 넘게 긴밀한 대화를 교환했다. 김 대표는 “20년 동안 북한 비핵화 문제를 6자 회담으로 해결하려 노력했으나 성과를 못 내고 있다”며 “중국이 국제 제재에 동참한다지만 북중 경제 교류가 계속돼 실효적 압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 대사는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에 반대하고 6자 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북미 평화협정과 북핵 문제 해결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는 병행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개된 이 같은 발언은 한중 양국의 원론적 입장을 확인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추 대사와 김 대표는 서로 민감한 이슈의 언급을 자제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더민주는 추 대사를 초청한 것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등을 놓고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에서 우리라도 중국과 관계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대사관 측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원내 1당인 더민주와 우호적 관계를 맺어 나쁠 게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게 더민주 측의 설명이다. 더민주는 추 대사와의 대화와는 별개로 우상호 원내대표가 “더민주는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 는 발언으로 사드에 대한 중국 측 입장과 보조를 맞췄다.
추 중국대사는 한편으로 야당 외교를 펴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2월에 이어 이날까지 두번이나 더민주를 방문했다. 그 사이 새누리당 측 인사와는 만나지 않았다. 앞서 4월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도 새누리당 지도부와는 만나지 않고 더민주를 찾았다. 더민주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비롯해 주한 러시아, 일본 대사와의 만남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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