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국채 금리 최저치 경신
미국의 고용지표 충격으로 당초 6ㆍ7월 금리 인상론에 불을 지폈던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점진적으로 인상될 필요가 있다”며 다소 신중한 모습으로 돌아섰다.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환율이 급락하고 주가가 치솟는 등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옐런 의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문제협의회(WAC) 강연에서 “미국 경제가 계속 개선되고 있지만 상당한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며 “기준금리는 시간에 따라 점진적으로 인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개월 안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며 인상 시기를 특정했던 지난달 27일 미국 하버드대 강연 때보다 완화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특히 이번 강연이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전에 계획된 옐런 의장이 마지막 공개 연설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된 5월 미국 고용지표에서 신규 일자리 수 증가는 3만8,000개(농업 부문 제외)로 2010년 9월 이후 최저 증가치를 보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 ‘외풍’에 더해 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7일 국내 금융시장은 출렁였다. 실제 이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 국채 3년물ㆍ5년물 금리는 각각 1.405%, 1.494%로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 같은 요인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79포인트(1.30%) 오른 2,011.63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선 건 지난 4월 28일(종가 2,000.93) 이후 25거래일 만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3.34포인트 오른 704.77로 마감했다.
반면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9원 급락(원화 가치 상승)한 1,162.7원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달 12일(1,162.6원)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는 약세, 원화는 강세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은 당분간 떨어지겠지만 오는 23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져 하락세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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