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식 당일 ‘자유 경선’
국민의당이 7일 제안한 국회의장 자유투표 제안은 2000년 16대 국회 원 구성 과정에서도 유사하게 등장했다.
당시에도 국회는 여소야대 정국이었다. 여당인 민주당은 115석으로, 자유민주연합의 17석을 합치더라도 야당인 한나라당의 133석보다 적었다. 이에 민주당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국회의장을 집권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나라당은 “다수당이 맡거나 경선을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치열하게 맞서던 여야는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해결됐다. 국회 개원식 당일인 6월 5일 의장을 자유 경선을 통해 선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만섭 의원을 만장일치로 의장 후보로 내세웠고, 자민련은 김종호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내세워 공조 체제를 구축했다. 한나라당에선 서청원 의원이 박관용 의원을 눌러 의장 후보로 선출됐고, 홍사덕 의원이 서정화 의원을 제치고 부의장 후보가 됐다.
본회의 표결 끝에 이만섭 의원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당선됐다. 개원식 당일 오전 재적 의원 27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16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140표를 얻은 이만섭 의원이 132표에 그친 서청원 의원을 누른 것이다. 부의장 투표에선 김종호 의원과 홍사덕 의원이 각각 2명인 국회부의장에 무난히 당선됐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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