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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불청객 은행나무열매 악취 당분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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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불청객 은행나무열매 악취 당분간 계속된다

입력
2016.06.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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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2013년부터 교체 불구 연간 수백 그루에 그쳐

대구 남구, 이달 중 179그루 수나무로 교체

DNA구별법 상용화 돼야… 1그루 50만 원 나무 값도 걸림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가을 불청객 은행나무열매 악취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시와 대구 남구 등 일선 지자체가 수년 전부터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로 교체하고 나선 가운데 암수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DNA분석법이 일반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구 남구는 은행나무 열매 악취에 따른 주민불편을 줄이기 위해 대명로 두류공원로 월배로 희망로 등 관내 주요 도로 8개 지역에 179그루의 암나무를 수나무로 이달 중에 교체하기로 했다. 이는 6월 현재 남구지역 은행나무 가로수가 2,000여 그루이고 이 중 40%가량이 암나무인 점을 고려하면 교체대상 암나무는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대구시 전체로 확대하면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한 경우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 가로수 19만여 그루 가운데 은행나무는 4만7,000여 그루나 된다. 비교적 빨리 자라는데다 병충해와 매연 등 공해에 강하고, 가을엔 노란 잎이 운치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시는 2013년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버스승강장주변 등을 중심으로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고 있지만 연간 교체 대상은 100~200그루에 그치고 있다.

이는 국립산림과학원이 2011년 DNA분석을 통한 은행나무 암수구별법을 개발했지만 아직 상용화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나무는 15~20년이 걸리며, ‘가지가 쳐지면 암나무’ 등의 각종 구별법이 나와 있지만 대부분 부정확해 DNA분석법이 현존하는 가장 정확한 구분법이다.

하지만 과학원이 수수료를 받고 하는 수익사업이 아니라 기존 시설과 인력을 활용해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요청에 따라 무료로 협조하는 형태여서 분석물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전국의 지자체에서 2011년 이후 연간 30~40건, 건당 100샘플 가량 분석의뢰가 접수되고 있다. 과학원 관계자는 “은행나무 암수구분을 위한 별도의 시설과 장비, 인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지자체의 요청을 다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100샘플 분석하는데 평균 1.5명 정도의 인원이 1주일에서 열흘까지 다른 일 하지 않고 붙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어려움은 과학원이 내년쯤 민간기업에 기술을 이양하고 대량분석 시스템을 갖추면 해소될 전망이지만 상용화 여부는 미지수다. 동물은 많지만 식물을 분석하는 바이오기업 자체가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장기 교체계획이 먼저 수립되지 않는 한 민간기업이 선뜻 투자에 나설지도 불투명하다.

나무 값도 관건이다. 가로수용 은행나무는 통상 10~12년생을 주로 심으며, 심는 비용까지 한 그루에 40만~50만원에 달해 암수 구분을 하더라도 한꺼번에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지역 조경업자들은 “민간 차원에서 상용화가 지연될 경우 전국 광역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산림관련 연구소에 분석장비를 갖추고 인력을 훈련시켜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산림과학원은 지난해 말까지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도 DNA분석을 통한 은행나무 암수 구별법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쳤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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