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청소업체 “생리 있는 여성만 휴가”
노조 “심각한 인권유린”노동청에 고소
전남 순천의 한 청소용역업체가 보건휴가 사용을 신청한 여성조합원에게 “폐경인지 아닌지를 입증하라”면서 휴가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여성과 노조는 노동청에 고소장을 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7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폐기물을 수집 운반하는 청소용역업체 순천환경은 최근 여성조합원 2명이 요청한 보건휴가를 “생리가 있는 여성에게만 부여하는 휴가”라며 신청을 반려했다. 그러면서 이 업체는 “보건휴가를 사용하고 싶으면 현재 폐경이 아니라는 진단서를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또 해당 휴가를 무단결근으로 처리하고 휴가일만큼의 임금을 임의로 공제까지 했다.
이 업체는 2014년 9월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에서 ‘회사는 여성조합원에게 월 1회의 유급보건휴가를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여성조합원들은 협약 이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년 2개월간 보건휴가를 매달 사용해왔다.
이 회사 노조가 속한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은 지난해까지 문제없이 사용해왔던 보건휴가를 반려한 것은 “지난해 11월과 12월 2차례 벌어진 노조 파업사태 이후에 일어나 사실상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체는 협약 당시 ‘보건휴가’는 ‘생리휴가’를 전제로 한 취지로 체결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휴가신청을 반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단체협약을 무시하는 것은 중대한 불법이며 이를 무시한 임금 임의공제는 임금체불”이라며 “여성노동자에게 폐경이 아닌지를 증명하라는 요구는 심각한 인권 유린”이라고 지적했다. 여성조합원과 노조는 이날 여수고용노동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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