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필요 없는 상담ㆍ민원성 신고가 61% 차지
인천소방본부 “올바른 신고 문화 정착 필요”
“남자친구에게 전화 한 통 부탁드려요. 번호 알려줄게요. 한 번만요.”
인천소방본부 119종합방재센터 상황요원들이 꼽은 지난 1년간 가장 황당한 신고 사례다.
인천소방본부는 올바른 119 신고 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해 4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1년간 전화로 접수한 신고 54만2,477건 중 황당 신고 베스트 10을 선정해 7일 공개했다.
119 상황요원이 자체 투표를 거쳐 선정한 황당 신고 순위권을 보면 “등을 많이 다쳤다. 병원비하게 10만원만 보내줘” “영화배우 안성기씨 있죠. 바꿔줘요. 얼른” 등이 있다.
또 “산 속에서 핸드폰 분실했어요. 산에 와서 찾아주세요” “85세 노인이다. 아이들이 바람 피운다고 난리인데 도와달라” “오늘 밖에 나가려는데 큰 개가 문 앞에 있는지 없는 확인해주세요” 등도 포함됐다.
“비가 많이 와요. 집에 가려 하는데 택시가 안 잡혀요. 데려다 주세요” “집에서 완전 큰 바퀴벌레가 나왔다. 여자 혼자 사는데 도와 주세요” 등도 있었다.
지난 1년간 119 신고 전화 중 긴급출동 신고는 35.73%(19만3,798건)에 불과했다. 긴급 상황이 아닌 출동 신고는 3.32%(1만8,010건), 나머지 60.95%(33만669건)는 출동이 필요 없는 상담ㆍ민원성 신고였다.
김준태 119종합방제센터장은 “황당하고 무분별한 신고 때문에 긴급한 환자에 소방력이 집중되지 못하고 있다”며 “올바른 119 신고 문화 정착을 위해 이달부터 학교, 공공기관 위주로 포스터, 전단지 배포 등 홍보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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