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계 판사에 “인종 편향적”
당황한 미국인들 “부적절 발언, 취소해야”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멕시코계 판사를 비판한 후 공화당이 패닉에 빠졌다. 미국에서 영향력이 큰 유권자집단인 히스패닉계가 공화당에 등을 돌리면, 대선을 물론 의원 지역구 선거에도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공화당 주류에 속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를 성토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켈리 아요테(뉴햄프셔) 상원의원은 이날 오전 지역방송에서 “트럼프의 멕시코계와 무슬림 비판은 모욕적이고 잘못된 발언으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대표 온건파인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롭 포트먼(오하이오) 상원의원도 “트럼프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일갈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속한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도 “트럼프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유력 부통령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쿠리엘 판사는 미국인이다. 논란의 여지가 없고 그걸로 끝이다’라고 단언하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그가 한 최악의 실수 가운데 하나다.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의 이 같은 반발은 트럼프의 인종차별성 막말을 방관할 경우 소수인종계 유권자들을 사실상 ‘배척’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당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내가 하려는 것은 왜 판사가 나를 부당하게 대우하는지를 알아내려는 것이며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트럼프대학 사기의혹 사건을 심리 중인 곤살레스 쿠리엘(62) 샌디에이고 연방지법 판사가 멕시코계여서 인종편향 판결을 내리는 등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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