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한 지역농협 직원이 10여 년 동안 쌀을 빼돌려 수 억 원을 챙긴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충북 청주상당경찰서에 따르면 청주의 한 농협 도정공장 직원 A씨에 대해 쌀을 빼돌려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조만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A씨가 빼돌린 쌀을 장기간 매입한 음성의 한 유통업체 대표 B씨도 불러 매입 경위에 대해 조사키로 했다.
A씨는 3월 10일부터 31일까지 3차례에 걸쳐 쌀 36톤(시가 4,300만원 상당)을 빼내 B씨에게 판매했다가 지난달 농협 충북지역본부에 적발했다.
이후 농협 충북본부가 자체 감사를 벌인 결과 A씨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쌀을 상습적으로 빼돌려 2억 6,3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야간 당직을 할 때나 휴일에 자신이 근무하는 도정 공장에서 쌀을 몰래 반출하거나 야적된 벼를 빼내 B씨에게 수매 원가보다도 싼 값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쌀 판매 대금을 타인 명의로 개설한 통장으로 받은 뒤 자기 통장으로 다시 이체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범행이 10년 넘게 계획적으로 이뤄진 점에 주목, 추가범행이 있거나 내부에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B씨에 대해서는 장물인지 알면서 구매했다면 장물 취득 혐의로 처벌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농협의 재고 쌀 조사 등이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지는지 방증하는 사건”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히 수사해 엄벌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