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사망사고 문책성 인사
설비처장 등 5명은 직위해제
외주업체 비정규직 노조원들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 요구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당시 경영진에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서울메트로는 6일 경영지원본부장과 기술본부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스크린도어 업무 관련 간부인 설비처장을 비롯, 전자사업소장과 승강장안전문 관리팀장, 구의역장, 구의역 담당직원 등 5명을 직위 해제했다.
이는 서울메트로 임원과 부서장을 비롯한 팀장 이상 전 간부 180명이 긴급 간부대책회의를 마치고 사측에 모두 사표를 제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서울메트로는 “조직을 빠른 시기에 안정시키기 위해 사고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임직원의 사표를 조기에 수리하는 문책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메트로의 조치는 간부 직원들의 사표만 받고 추후 대처결과에 따라 사표를 수리하겠다며 미온적으로 대처한 데 대한 비난여론이 커진 데 대한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스크린도어 정비 외주업체인 은성PSD와 전동차 경정비 외주업체인 프로종합관리㈜ 소속의 서울지하철비정규지부 노조원 30여명은 6일 오후 5시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메트로가 스스로 진행하는 업무 혁신은 믿을 수 없다며 박원순 시장과의 직접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지하철 안전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안전업무 인력의 외주화를 없애기 위해 서울메트로가 추진 중인 자회사 전환도 안전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지하철비정규지부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서울메트로의 전동차 경정비 외주업체인 프로종합관리㈜의 경우 직원 140명 중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이 아닌 61명(44%)은 나머지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전적자)들에 비해 업무는 과하지만 연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전적자들은 사실상 고용이 보장됐으나, 외주업체인 프로종합관리가 고용한 61명은 고용보장이 안 된 만큼 회사 눈치를 더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성권 지부장은 “그동안 고용이 보장된 이들이 꺼려하는 힘들고 어려운 업무를 부족한 인력구조 속에 우리가 주로 해왔다”며 “진정한 안전사고 재발방지책은 단순히 정비업체 구조만 자회사로 전환하는 게 아니라, 6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모두가 공평하게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7일까지 면담 요청에 대한 박 시장의 답변이 없을 경우 단체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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