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의 화학공장 불산 유출 사고에 따른 주민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6일 군북면사무소 및 마을 주민에 따르면 불산 유출 사고 이후 혈압이 오르거나 어지럼증과 오한, 구토 등 증상을 호소하는 주민이 속출하고 있다.
이날까지 병원 치료를 받은 주민은 모두 17명으로 파악됐다. 치료 뒤 혈압이 계속 높아지는 등 증상이 크게 나아지지 않아 다시 병원을 찾은 주민이 6일 하루만도 10여명에 달했다.
앞서 사고가 발생한 4일엔 10명 이상의 주민이 새벽 늦게까지 금산과 대전지역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마을 주민은 물론, 외지인의 피해 신고도 줄을 잇고 있다. 대전 유성에 거주하는 A(41ㆍ여)씨는 사고 당일 10살과 5살 난 두 아들과 함께 이 일대를 찾았다가 불산에 노출됐다며 면사무소에 피해 신고를 했다. 추부면에 사는 B(44)씨 부부도 면사무소를 찾아 불산 노출 피해를 호소했다. 인근 추부면 이장은 새끼를 밴 지 5개월 된 자신의 소가 유산됐다는 피해 신고를 접수하기도 했다.
강명배 군북면장은 “면사무소에 피해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며 “내ㆍ외지인을 구분하지 않고 일단 모두 접수한 뒤 피해 상황이나 경위 등을 확인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환경당국은 사고 업체인 램테크놀러지 유독물 설비 이송배관의 필터하우징 안전장치가 녹아 불산이 누출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와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업체 직원 3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현장 안전관리자를 추가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 수거한 장비 및 설비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기계적 결함 등 과실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관리단도 6일 램테크놀러지를 찾아 현장의 안전 설비 문제점 및 관계자들의 안전관리 지침 준수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 CC(폐쇄회로)TV는 물론, 회사의 안전 규정 등을 토대로 관계자들의 준수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국과수 감정 및 금강유역환경청 등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업체의 과실 여부를 면밀하게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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