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沖繩)현의회 선거에서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에 반대하는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지사측이 승리했다. 미군 군무원의 일본여성 살해 만행에 대한 역풍이 뚜렷이 나타남에 따라 오키나와 정국 불안은 심화될 전망이다.
NHK는 5일 치러진 현의회(정원 48명) 선거 개표 결과 오나가 지사를 지지하는 공산ㆍ사민당 등이 기존 의석에서 3석 늘어난 27석을 획득해 과반의석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오나가 지사 지지세력 중에는 공산당과 사민당이 각각 선거전에 비해 1석 늘어난 6석, 지역정당인 오키나와사회대중당이 3석, 무소속이 12석으로 집계됐다. 오나가 지사와 대척점에 선 세력 중에는 자민당이 기존 보유 의석에 비해 1석 늘어난 14석, 공명당과 오사카유신회가 기존 의석수와 같은 4석과 2석, 무소속이 1석을 각각 차지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오키나와현 가데나(嘉手納)기지 안에서 근무하는 미 해병대 출신 군무원(32)이 20세 오키나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었다. 오키나와 여론이 분노하면서 주일미군의 70% 이상이 집중된 상황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민ㆍ공명당은 오사카유신회 등과 연대해 오나가 지지 세력의 과반 달성을 저지하려 했지만 미군 군무원 사건을 계기로 더욱 거세진 미군기지 반대 여론을 극복하지 못했다.
오나가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승리는 후텐마 기지의 현내 이전을 저지한다는 내 공약이 현민으로부터 이해를 얻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미부여했다. 그는 “보수와 혁신을 넘어 헤노코(邊野古ㆍ후텐마기지 이전 대상지)에 기지를 만들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현민의 생각”이라며 “앞으로 현내 이전 저지를 위해 제대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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