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서 발간한 책자엔
전체 미세먼지양에 육박하는
비산 미세먼지는 집계 안해
3일 대책 근거로 내세운 통계는
초미세먼지 제조업 비중 낮아지고
발전소ㆍ경유차 비중은 높아져
해외 연구기관 조사와도 상이
미세먼지 2차 생성물 집계도
정확성 논란… 추가 연구 필요
3일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정부가 발표한 오염원 관련 통계가 믿을 만한 것인지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 자료들이 일관성이 없고 해외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와도 상이하다는 지적이다.
5일 환경부의 소책자 ‘바로 알면 보인다. 미세먼지, 도대체 뭘까?’에 수록된 2012년 기준 전국 미세먼지 배출량을 보면, 10㎛ 이하 입자(PM10)가 11만9,980톤, 2.5㎛ 이하 입자(초미세먼지ㆍPM2.5)가 7만6,287톤으로 기록돼 있다. 비산먼지가 배출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양은 각각 11만5,121톤과 1만8,168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산 미세먼지의 양이 전체 미세먼지 배출량에 육박하는 규모인데도 집계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연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65%, 초미세먼지는 52%나 차지한다. 발전소에서 발생되는 초미세먼지 비중은 5%다.
그러나 3일 대책을 발표하면서 함께 제공한 전국의 초미세먼지 배출기여도에는 제조업 연소 등 사업장(공장)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41%, 발전소가 14%로 큰 차이를 보인다. 수도권의 경우 전국 기준으로 배출량이 16%에 불과했던 경유차의 비중이 29%까지 높아진다.
해외 유수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와는 또 다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산하 공동연구센터(JRC)가 지난해 한국 등 51개국의 미세먼지 발생원을 조사한 뒤 최근 국제학술지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을 통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미세먼지 발생원은 ‘인간활동에 의한 불특정 오염원’이 4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교통 21%, 산업 17%, 자연 오염원 16%, 가정 연료 3% 순이었다. 초미세먼지의 경우에도 인간활동에 의한 불특정 오염원의 비중이 45%로 최대였고 교통 23%, 산업 15%, 자연 오염원 12%, 가정 연료 5%였다.
이러한 차이는 2차 생성물 통계에 따라 나타난다. JRC가 인간활동에 의한 불특정 오염원이라고 분류한 범주는 자동차나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질소(NO2), 암모니아(NH3), 이산화황(SO2), 비메탄 휘발성 유기화합물(NMVOC) 등이 대기 중에서 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2차 입자다. 하지만 그 동안 정부는 실측값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산먼지를 통계에 넣지 않았었고, 최근에야 2차 생성물을 집계하기 시작했지만 정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감사원은 정부가 차량이 실제 통행하는 지역 대신에 차량 등록지를 배출량 산정 기준으로 삼는 바람에 제대로 된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실제 주행 패턴을 반영하면 배출량이 훨씬 크게 산출될 것”이라며 “경유차ㆍ석탄화력발전소의 배출 가스가 어떤 상황에서 초미세먼지가 되는지 등 미세먼지 2차 생성 과정에 대해 더 많은 국내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환경과학원이 무슨 자료를 쓰고 어떻게 계산하는지 논문ㆍ보고서를 통해 밝혀진 바가 전혀 없다”며 “대책 마련에 앞서 정확한 발생원 파악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 용어 설명
▦ 미세먼지 2차 생성물= 토양 등에서 자연 발생한 미세먼지가 자동차ㆍ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과 결합해 생성되는 독성 강한 입자들.
▦ 비산먼지= 일정한 배출구 없이 건설ㆍ채굴 현장 등에서 발생해 대기로 흩어지는 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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