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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EU 심장부로 진출…고위공직자 영입에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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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EU 심장부로 진출…고위공직자 영입에 몰두

입력
2016.06.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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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AP연합뉴스

구글이 최근 10년간 유럽연합(EU) 국가 소속의 고위공직자들을 꾸준히 영입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EU 각국 정부로 둥지를 옮기는 구글 출신 인사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구글이 ‘회전문 인사’를 통해 EU 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구글 투명성 프로젝트팀의 조사 결과 구글은 2005년 이후 최소 65명의 EU국가 전직 관료를 신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로 영입된 인사들 중에는 전직 유럽의회 내 프랑스 측 고문이었던 조지오스 마브로스, 전 리투아니아 외교 특사인 토마스 굴비나스 등 최고위급 관료들이 포함돼 있다. 영국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고위공직자 28명이 구글로 자리를 옮겨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구글 투명성 프로젝트를 주도한 미국계 시민단체 ‘책임을 위한 캠페인(CfA)’은 유럽의 반독점법과 인터넷 개인정보 보호 규정에 맞서 고군분투해 온 구글이 EU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의 EU공략은 반대 방향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EU 각국 정부로 흘러들어가 정책 결정의 현장에서 직접 구글의 이익을 대변하는 구글 출신 인사만 15명에 달한다. 바로네스 조안나 쉴즈 전 구글 상무이사는 지난해부터 영국 인터넷안전부 차관으로 재직 중이며,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역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임명을 받아 기업자문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마거릿 호지(노동당) 전 영국 하원의원은 “구글 출신 인물들의 정가 진출이 전략적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 구글과 EU국가 간 회전문 인사가 대폭 늘어난 시점 또한 구글의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심을 뒷받침한다. CfA에 따르면 2011년 한 해에만 구글과 유럽 정부들 간 총 18명의 인물 교체가 이뤄졌는데 이는 유럽위원회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구글에 대해 처음으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직후였다. 유럽위원회는 그 외에도 구글이 독점 지위를 이용해 구글쇼핑 검색 결과를 다른 업체보다 상위에 내보내고,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사용하는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기소한 바 있다.

구글 측은 특별한 정치적 의도는 깔려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구글 대변인은 “유럽 정계에서는 구글과 인터넷에 대한 의문이 많다”며 “우린 정책 결정자들이 우리의 사업을 이해할 수 있게 물음에 답하면서 다른 산업체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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