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두고 군사적 충돌 언급도
6일부터 베이징서 전략경제대화
미국과 중국이 6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충돌로 치닫고 있다. 미중은 남중국해 문제는 물론 북핵 및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등 한반도 안보 문제를 둘러싸고도 강하게 대치했고 동아시아 갈등의 파고는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쑨젠궈(孫建國) 부참모장은 5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마지막 날 주제연설에서 미국의 남중국해 문제 개입을 '도발'로 규정하면서, ‘마찰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쑨 부참모장은 "직접 연관이 없는 '외부 국가'는 딴짓을 하지 말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남중국해 문제는 자국의 이기적인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 국가들의 도발 때문에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마찰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쑨 부참모장의 발언은 전날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남중국해 언급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카터 장관은 4일 기조연설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고립의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고 비판한 뒤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ㆍ黃巖島)의 매립 공사를 강행할 경우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은 북핵 및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도 직간접으로 충돌했다. 쑨 부참모장은 5일 연설에서 "사드 배치는 지역의 안정을 잠식할 것"이라며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려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쑨 부참모장은 북핵 문제에 대해선 "능동적으로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려놓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미국 주도의 제재 전략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4일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사드가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반대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를 전제로 협의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중이 샹그릴라에서 벌인 설전은 6일 전략경제대화를 앞둔 기싸움 성격이 강하다. 미국이 앞서중국 정보통신(IT)기업 화웨이(華爲)를 압박하고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대상국’으로 지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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