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걸려 1~3권 완간
근대 강진인물 27명 조명
/그림 1 / 강진인물사 1,2,3권 /2016-06-05(한국일보)
조선후기부터 전남 강진 출신 인물들을 기록한 3권의 책이 5년 만에 완간됐다. 강진군은 5일 지역신문인 강진일보 주희춘 편집국장이 집필한‘강진인물사’가 1, 2권에 이어 최근 3권이 발간됐다고 밝혔다.
강진인물사 1~3권에는 강진 출신 27명의 인사들이 소개됐다.
주 국장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해 4,000장이 넘는 원고를 집필했다.
이번에 발간된 강진인물사 3권에는 15명의 인사들이 소개된다. 1930~40년대 영랑 김윤식 선생과 함께 우리나라 서정시의 쌍벽을 이뤘던 김현구 시인과 병영상인으로 대선제분을 창업했던 박세정 회장, 강진농업고 시절에 의용군에 징집돼 북한의 계관시인이 된 오영재 시인, 국내 최초 미국 경제학박사 1호였던 김병국 전 서강대 학장, 미산 허영의 다섯째 아들이자 남농 허건 화백의 동생으로 25세에 요절한 허림 화백, 을사오적 암살을 시도하고 대종교를 만들어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오기호 선생의 치열했던 삶 등이 소개된다.
앞서 1권에는 강진의 전설적인 부호 김충식, 비운의 공산주의자 윤순달, 유신독재에 항거한 목사 윤기석, 춤추는 가얏고의 주인공 함동정월, 서울지하철공사 초대사장 김재명, 5.18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 선생 등이다. 2권에는 남도의 호랑이 차종채, 북한의 전쟁영웅 남일, 옹기배 사공 김우식, 아남그룹 창업주 김향수, 해방 후 불교정화운동의 주역 금오스님 등이 주인공이다.
이처럼 인물사는 정치인, 기업가, 예술가, 종교인, 군인, 독립운동가, 공산주의자, 평범한 뱃사공 등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을 총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강진의 인물을 기록한 책이기도 하지만 한 시대의 역사를 정리한 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꺼려했던 일제강점기 자본가들의 활동과 지역출신 공산주의자들, 좌익과 우익의 갈등 등이 사실적 역사 기술을 통한 새로운 통합과 화합 지향이라는 명제도 제시했다.
이 책은 새로운 역사적 사실도 밝혀냈다. 6ㆍ25정전회담 당시 북한 대표로 나왔던 남일 장군은 훗날 북한 외상과 부수상까지 오른다. 그러나 강진인물사 준비과정에서 남일장군이 강진군 병영면 박동마을 출신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는 중국에서 한국전쟁을 연구하는 학자들로부터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인 주 국장은“강진의 인물역사를 정리하는 것은 고향에 살면서 꼭 해내야 할 숙제라고 생각했다”며“이 책들이 강진의 과거를 평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데 작은 자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완간 기념식은 오는 9일 오후 강진파머스마켓 강당에서 열린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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