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고음이 잘 올라가는 사람일수록 수술 이후 음성장애를 겪을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도영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2011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병원에서 갑상선절제술을 받은 559명을 대상으로 음성평가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목소리'(Voic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주관적, 객관적 음성평가를 하고 음성장애가 1년 이내 회복되는 일시적음성장애와 증상이 1년 이상 지속하는 영구적음성장애 발생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소리를 최대한 높게 냈을 때의 음역(최대고음역)이 고음일수록 영구적인 음성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고음역이 1㎐ 올라가면 음성장애 위험은 1.007배 높아졌다. 이는 환자들 사이에 최대고음역이 50㎐ 차이가 나면 1.007의 50승인 1.42배만큼 음성장애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고음을 잘 내는 사람은 목소리를 내는 신경과 주변 근육이 잘 발달한 상태인데 수술에 더 예민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 환자가 실제 목소리를 내는데 느끼는 불편함과 객관적인 음성평가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객관적인 음성평가에서는 수술 이후 3~6개월이 지나면 음성 높낮이, 강도 등 대부분의 지표가 정상범위로 회복됐지만, 실제 환자들이 주관적으로 내린 평가에서는 1년 넘게 불편함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객관적인 평가결과가 환자 상태를 모두 반영하지는 않는다"며 "주변이 시끄럽거나 10분 이상 오래 말을 해야 하는 실생활에서 환자들이 불편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갑상선절제술 이후 음성치료는 매우 중요한데 환자들 대부분이 꾸준한 치료는 받지 않는 상황"이라며 "영구적인 음성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고음역이 높은 환자 등에게 음성치료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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