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 행렬에 또다시 수백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그리스 남부 크레타섬 근처 해역에서 난민 360여명이 행방불명된 데 이어 리비아 서부 해안에서는 이주민 시체 100여구가 발견됐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3일 오전(현지시간) 에게해 최남단 크레타섬 남쪽으로 약 139㎞ 떨어진 지점에서 전복된 이주민 보트를 발견해 340명을 구조하고 시체 4구를 건졌다고 밝혔다. 길이 25m에 불과한 배는 이집트에서 출발해 이탈리아로 향하는 중이었다.
외신이 인용한 그리스 언론에 따르면 이 배에는 출발시 700여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구조된 340명 외에 360여명이 이미 실종 상태라는 의미다. AP통신은 3월 이래 터키에서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로 향하는 ‘발칸루트’의 엄중한 단속에 시달란 난민 브로커들이 에게해 남쪽 지중해에 새로운 진입루트를 개척하는 징조라고 분석했다.
한편 리비아 서부 해안에서는 이주민 시신 100여구가 발견됐다. 리비아 해군 아유브 가심 대령은 AP통신에 서부 자와라에서 2일 오후(현지시간) 해변에 최소 104구의 시신이 쓸려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이날 근처 해역에서 125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는 빈 배를 발견한 후 탑승자를 찾던 중 시신을 발견했다. 구호단체 적반월의 지역 담당자 무라드 가리바는 DPA통신에 “희생자들 대부분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출신”이라고 말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열흘간 1,000명 이상의 이주민이 지중해에 빠져 숨졌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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