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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짐 하나 덜어”… 남은 숙제는 원내 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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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짐 하나 덜어”… 남은 숙제는 원내 협치

입력
2016.06.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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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원내대표 취임 한달

비대위 구성 과정 ‘낀박’ 시련

김희옥 비대위원장에 공 넘기며 원내 집중

“이제 시원섭섭하다” 심경 토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된 김희옥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된 김희옥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총선 참패의 격랑 속에서 새누리당 원내사령탑을 맡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3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다. 2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가 ‘김희옥 비상대책위’를 만장일치로 의결하면서 본연의 원내(院內) 직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정 원내대표는 전국위 직후 기자들을 만나 “(당 재건의) 짐을 하나 내려놓으니까 시원섭섭하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지난달 3일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함께 당내 경선에 나서 나경원-김재경(비박계), 유기준-이명수(친박계) 조와 벌인 3파전에서 과반을 얻어 결선투표 없이 당선될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계파색 짙은 후보 사이에 낀 그는 경선 당시 “친박ㆍ비박 어떤 계파 모임에도 가 본 적이 없다”며 ‘중립’ 성향임을 호소했고, 다소 손쉽게 원내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이 2004년 원내대표 제도를 도입한 뒤 원외 당선자 신분으로는 첫 선출이었다.

하지만 친박과 비박이란 양대 계파의 기싸움 속에 낀 자신을 ‘고속도로 중앙선’으로 비유했던 그는 지난 한 달 동안 ‘낀박’으로 불리며 시련을 겪었다. 당 재건 작업의 첫 관문인 비대위 구성부터 꼬였다. 총의를 모아 출범시키기로 했던 ‘정진석 비대위’와 ‘김용태 혁신위’ 투트랙 안은 비대위원에 강경파 비박계가 많다는 친박계의 반발을 불렀다. 지난달 17일 비대위 구성안을 의결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는 초유의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고, 그 배경에 친박계의 보이콧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원내대표직까지 위협받게 된 정 원내대표는 고향인 공주와 서울을 오가며 정치적 잠행에 들어갔다가 지난달 24일 당내 양대 계파의 대주주 격인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 모인 ‘3자 오찬 회동’으로 가까스로 문제의 실타래를 풀었다. 이날 발족한 ‘김희옥 혁신형 비대위’가 그 결과물이다. 하지만 계파를 없애겠다더니 결국 계파 수장에게 손을 벌렸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당 고위 관계자는 “당시 정 원내대표가 강성 비박계의 비대위를 꾸리며 ‘잘 해보겠다’는 욕심을 낸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해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제 원내대표로서 성패는 앞으로 여소야대 정국에서 자신이 화두로 내건 ‘협치의 정치’를 어떻게 실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당장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야당과 원 구성 협상이 꼬이고 있다. 그가 두 야당의 협공이라는 불리한 협상 환경 속에서 얼마나 실리를 챙기느냐에 당내 이목이 집중돼 있다. 또 기존의 수직적 당청관계를 바꿔야 야당의 협조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개정 국회법 거부권 정국에서 드러났듯 청와대의 마이웨이는 계속되고 있다. 원내1당 자리를 야당에 내준 참패를 딛고 일어서려면 소통과 협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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