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일 야권의 텃밭인 광주를 다시 찾았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병완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 모친상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전 대표가 광주를 찾은 것은 지난달 5ㆍ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지 보름만이다.
문 전 대표는 광주를 찾기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기록을 담은 책 <신의 한 수 인간의 한 수>에 기고한 추천사를 소개했다. 추천사에서 그는 “정치는 바둑을 통해 배우는 점이 많다”며 바둑의 묘미에 대해 써내려 갔다. 특히 “승리를 탐하면 이길 수 없으며(不得貪勝),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봐야 한다(攻彼顧我)”, “작은 희생을 감수하며 훗날을 기약해야(棄子爭先)하고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곳으로 나아가야(捨小就大)하는 것이 정치”등 의미심장한 문장들을 남겼다.
추천사에서 문 전 대표는 또 “언제나 크게 보고, 멀리 내다보고, 전체를 봐야 한다. 바둑에서 국지전의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늘 전체를 보면서 대세를 살펴야 하는 것과 같다”며 “꼼수가 정수에 이길 수 없는 이치도 같다” 강조했다. 이어 “저도 정치의 낭만을 지키고 싶다”며 “대한민국의 부조리와 불공정, 반칙과 특권들로부터 ‘Resign(기권)’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문 전 대표는 바둑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문 전 대표의 한 측근은 “2003년 청와대 근무로 서울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부산에서 변호사 활동을 할 때는 지역에서 소문난 바둑 마니아였다”며 “대표 시절 바둑 둘 여유는 없었지만 바둑 관련 최신 소식은 상당히 자세히 꿰고 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를 향하기 전 인천 답동 성당에서 열린 천주교 인천교구 교구장 고 최기산 주교의 장례미사에 참석했다. 트위터에서 그는 “최 주교는 평신도들에게 아주 따뜻하고 소탈한 분이셨다”며 “복지사업과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에도 열심이셨다. 갑작스러운 선종을 애도한다”고 썼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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