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건강을 걱정하는 한 친구의 오랜 권유에 의해 요가를 시작했다. 내가 요가를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은 주민센터였다.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부터가 부담 없어 좋았고, 오륙십 대의 회원들이 대부분이라 운동신경이 무딘 내게 강도 역시 알맞게 느껴졌다. 잠깐이나마 명상할 수 있는 요가는 듣던 대로 몸과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았다. 문제는 그곳의 소음과 잡음이었다. 회원들은 저마다 의사들의 비슷한 처방을 받고 그곳에 나와 앉아 있었다. 혼자 집에 우두커니 있지 말고 뭐든 배우며 밖에서 스트레스를 발산(!)하며 시간을 보내라는 처방이었다. 어차피 인간은 고독한 존재이니 가끔은 고독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조언은 처음부터 없었다. 의사들의 적극적인 권유로 어둠이 내릴 때까지 하루에만 서너 가지 강습을 받으며 밖을 떠도는 나이 든 여자들은 하나같이 내겐 견디기 힘든 소음덩어리였다. 그들은 요가를 하면서도 걸려오는 모든 전화를 받았고, 너무도 수다스러웠다. 내가 왜 그들의 남편이 설거지와 빨래를 해주는 것까지 알아야 한단 말인가. 집에 들어가면 남편이 빨래를 개켜 놓았는지 아닌지까지도! 큰마음을 먹고 시작한 요가 강습을 받으며 나는 만나본 적 없는 정신과 의사들을 싸잡아 미워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왜 상담할 때 ‘가끔은 침묵하며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말은 곁들이지 않는 것일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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