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적인 연구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1999년에는 GDP의 2.07%를 연구개발(R&D)에 투자했고, 2014년에는 4.29%까지 비중을 늘렸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1일(현지 시간) 한국의 연구개발 투자 현황과 노벨상 수상을 위한 노력들을 다뤘다.
한국이 이미 2014년 GDP 대비 R&D 예산이 가장 많았던 이스라엘(4.11%)을 앞질렀다는 것이다. 2014년 일본의 R&D 비중은 4%에 미치지 못했고 미국은 3%가 안 됐다. 중국과 EU는 2% 정도였다.
총 R&D 예산이 아닌 GDP 대비 R&D 투자 비율로 따지면 한국은 명실상부한 1위 국이다. 한국 정부는 2017년에는 5%까지 R&D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네이처 뉴스는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과학기술전략회의'의 예를 들며 많은 예산이 기초과학 육성에 쓰일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통령은 '기초과학이 신산업의 원천'이라고 강조했고, 대학의 기초과학 예산을 2018년 1조5천억원으로 늘리겠다는 방안이 나온 것을 근거로 들었다.
또 현재 한국의 기초과학 연구의 현장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을 꼽았다. 네이처는 IBS에서 '엑시온'(이론상 가장 작고 가벼운 입자)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입자를 실제로 발견한다면 노벨상감이며, 물리학역사를 다시 쓸 수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워드' 연구라고 설명했다.
네이처는 정부의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연구진이 내는 논문 수는 '스페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2014년 기준으로 중국의 7분의 1 정도며 영국, 독일, 일본의 절반 정도다.
게다가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꼽았다. 네이처 뉴스는 작년 10월 노벨상 발표를 예로 들며 일본에서는 노벨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 수상자를 한꺼번에 배출했는데 한국에서는 나오지 않아 국민이 실망했다고 전했다.
한국인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분석도 전했다. 노벨상이 나오려면 수십년 간 장기적으로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데, 한국은 과학기술 투자의 역사가 길지 않다는 것이 한 가지 이유다.
김두철 IBS 원장은 "IBS는 고작 4살밖에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분야를 뽑고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그게 (노벨상을 받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한 IBS 연구자의 의견도 전했다.
국내 학계의 문화를 문제로 꼽은 연구자도 있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려면 연구실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 연구자들은 너무 '조용하다'는 것이다. 또 한국에는 밤늦게까지 어울려 술을 먹는 문화가 있는데 여학생들에게는 장벽이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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