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2년차 루키 박주현(20)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능구렁이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배들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갈 줄 알고, 마운드에서 여유도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성격 자체가 젊은 선수 치고 대담하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의 말처럼 박주현은 기라성 같은 베테랑 타자들에게 연속 홈런을 맞고도 주눅 들지 않고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박주현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초부터 1점 홈런 2방을 허용했지만 6이닝 동안 4개의 삼진을 곁들여 3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5-3, 2점차 리드를 안고 7회부터 불펜진에 마운드를 넘긴 그는 팀이 6-4로 이겨 승리 투수가 됐다.
박주현은 총 89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최고 시속은 146㎞를 찍었다. 직구(43개)와 체인지업(25) 위주의 투구를 하며 슬라이더(15개)와 커브(6개)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또 구종마다 시속 10㎞의 속도 차를 두는 완급 조절이 돋보였다.
이날 박주현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초 2사 후 3번 이승엽과 4번 최형우에게 연거푸 우월 1점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5번 조동찬에게마저 중전 안타를 내줘 흔들리는 듯 했지만 6번 백상원을 2루수 땅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팀 타선은 이어진 1회말 반격에서 이택근이 1점 홈런을 쏘아 올렸고, 2회말 김지수의 1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3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은 박주현은 4회초에 최형우와 조동찬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무사 2ㆍ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6번 백상원을 외야 희생 플라이를 유도해 1점을 주고 나머지 두 타자 박한이와 이흥련을 각각 2루수 땅볼, 중견수 뜬 공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막내 투수가 위기를 넘기자 타선도 다시 힘을 냈다. 4회말 홍성갑의 1타점 3루타로 3-3 동점을 만든 이후 서건창의 역전 1타점 3루타, 김하성의 1타점 적시타까지 터져 5-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힘을 얻은 박주현은 5회와 6회를 연속 삼자범퇴 처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삼성은 이날 4점을 추가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팀 통산 2만 타점을 돌파했다. 1982년 3월27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첫 개막전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1만9,998타점을 올렸던 삼성은 4점을 보태 2만2타점째를 기록했다.
잠실에서는 KIA가 LG를 5-1로 제압했고, NC는 창원에서 두산을 5-1로 눌렀다. 대전에서는 7-2로 승리한 SK가 한화의 6연승을 저지했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kt를 2-0으로 꺾었다.
한편 이날 5개 구장에는 5만1,326명의 관중이 입장해 올 시즌 프로야구는 245경기 만에 300만 관중을 돌파(300만7,785명)했다. 지난해 동일 경기 수 대비 23경기나 빠른 페이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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