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랭킹 1위 박정환(23) 9단이 또 한 번 중국랭킹 1위 커제(19) 9단을 제압했다.
박정환 9단은 1일 청주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에서 열린 제21회 LG배 기왕전 16강전에서 커제 9단을 188수 만에 백 불계로 꺾고 8강전에 진출했다. 이로써 박정환 9단은 지난달 응씨배 8강전과 이달 중순 중국 갑조리그 5라운드에 이어 이날 대국까지 커제 9단과 대결에서 3연승을 거두며 커제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커제 9단은 약관의 나이지만 지난해부터 바이링배, 삼성화재배, 몽백합배, 하세배, 농심배 등 세계대회 우승컵을 휩쓸며 세계적인 강자로 떠오른 기사다.
반면 박정환 9단은 국내 1인자이지만 세계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커제 9단에게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박정환은 커제와 통산 상대 전적도 4승3패로 역전했다.
이날 대국은 양국 1위 대결답게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중반 전투에서 커제 9단이 흑83부터 95까지의 수순으로 앞서나갔지만, 박정환 9단은 우상귀 흑127의 비마달리기를 손 빼고 백128부터 136까지 좌변을 정리해 이득을 보면서 순식간에 형세를 역전시켰다.
이 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신진서(16) 5단도 8강에 진출했다. 신진서 5단의 세계대회 첫 8강이다. 신진서 5단은 제18회 LG배 우승자인 중국의 퉈자시 9단에게 20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10대 돌풍을 이어갔다. 2000년생 이후 출생자가 세계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지난해 중국의 셰커 2단이 제2회 몽백합배 8강에 오른 이후 두 번째다. ‘홍일점’ 최정 6단은 16강전에서 중국의 펑리야오 5단과 마지막까지 혈전을 벌였지만, 결국 290수 만에 흑 불계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기 대회 준우승자 박영훈 9단은 중국의 천야오예 9단에게 불계패했고, 이영구 9단과 이동훈 7단도 중국의 구리 9단과 저우루이양 9단에게 각각 패해 탈락했다. 일본의 이치리키 료 7단도 중국의 당이페이 4단에게 패하면서 8강전은 한국 2명, 중국 6명의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오는 11월 14일 열리는 8강전에서 박정환 9단은 구리 9단과, 신진서 5단은 멍타이링 6단과 맞붙는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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