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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적과의 동침

입력
2016.06.0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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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브랜드 ‘피코크’ 제품

경쟁사 롯데홈쇼핑에 공급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이마트 매장내 피코크 키친 코너에 제품이 진열돼 있다. 이마트 제공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이마트 매장내 피코크 키친 코너에 제품이 진열돼 있다. 이마트 제공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식품 자체브랜드(PL)인 피코크 제품이 경쟁사인 롯데 그룹 계열사에서도 판매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대형마트의 히트 제품으로 떠오른 PL 상품 판로 확대를 위해 ‘적과의 동침’까지 감행한 것이다.

이마트는 1일 “피코크가 이마트 PL에 머물지 않고 독자적인 식품 전문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도록 경쟁사에도 과감하게 상품 공급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기존 이마트와 SSG닷컴, 신세계백화점, 위드미 편의점, 신세계면세점 등 신세계그룹 내 유통채널에서만 판매됐던 피코크를 올해부터 경쟁사 유통채널로 확대시켜 시장지배력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피코크는 정 부회장이 사회관계형서비스(SNS)인 페이스북 등에 수시로 신제품 소식을 전할 만큼 애착을 보이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당장 이날 롯데홈쇼핑에서는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가 판매됐다. 피코크 상품이 홈쇼핑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에는 이마트와 최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에 120종의 피코크 상품을 공급한 바 있다.

이마트는 과거 현대카드몰이나 삼성카드임직원몰 등 특정회원을 대상으로 한 유통채널에 피코크를 공급한 적은 있지만, 쿠팡과 롯데홈쇼핑처럼 일반 고객 대상인 경쟁 업체에 상품을 공급하는 것을 올해가 처음이다.

이마트는 롯데 계열사 외에 다른 홈쇼핑, 백화점, 오픈마켓 등 다양한 유통업체와도 피코크 상품 공급을 협의 중이다. 또한 카카오, SK플래닛과 상품 공급 계약을 맺고 20∼70여종의 피코크 기프티콘도 판매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상품 개발을 위한 연구소와 상품 공급 확대를 위한 영업팀을 신설하는 등 피코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올해 피코크 매출을 작년보다 약 20% 늘어난 1,5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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