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스포츠 대축제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오는 8월 막을 올린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순위 10위 이내)'을 달성해 국민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안겨주겠다는 각오다. 한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배경에는 경제계의 후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올림픽 도전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스포츠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업들이 있다. 특히 기업 오너들의 스포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한국 체육이 세계 속에 우뚝 자리잡은 데 결정적인 힘이 돼주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도 이들 기업의 스포츠 사랑은 대표팀 선수들의 국위선양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한국스포츠경제는 리우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스포츠산업의 미래가치 창출에 앞장서며 올림픽과 함께 뛰는 기업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 조양호(왼쪽) 한진그룹 회장이 2008년 대한탁구협회장에 취임한 뒤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은 조 회장이 유승민과 악수하는 모습. /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 여자 탁구의 전설 현정화(47) 렛츠런파크 감독은 선수 은퇴 후 국제행정가를 꿈꿨다. 문제는 영어였다. 그러나 그는 미국 남가주 대학(USC)에서 연수를 하며 주5일 하루 5시간 이상씩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김경아(39•대한항공)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탁구 여자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뒤 선수 은퇴를 고려했다. 그러나 마음을 바꿔 2세 출산 계획도 미룬 채 2012년 런던 올림픽에도 출전해 대표팀의 든든한 버팀목 노릇을 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탁구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조양호(67) 한진그룹 회장의 각별한 '탁구 사랑'도 새삼 화제를 모은다.
조 회장이 탁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려한 일화들이 있다. 조 회장은 2012년 한국 탁구의 상징적 존재인 현정화 감독에게 미국 남가주 대학 영어 연수의 길을 열어줬다. 현정화 감독은 대한탁구협회장인 조 회장의 배려로 주5일 하루 5시간 이상씩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현정화 감독은 앞서 2011년 국제탁구연맹총회에서 미디어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후 탁구 국제행정가의 길을 걷겠다는 포부를 갖게 됐다. 그러나 현 감독은 그동안 국제 대회에서 심판, 운영진과의 언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누구보다 영어 습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사연을 들은 조 회장은 자신이 재단 이사로 있는 남가주 대학 총장에게 한국의 유능한 스포츠 선수가 미래 지도자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맞춤형 코스를 추천해달라고 직접 요청해 현정화 감독이 어학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조 회장은 한국 스포츠의 외교력을 높이기 위해선 국제 스포츠 행정 전문가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체육인들이 영어 소통 능력을 갖추게 될 경우 국제 스포츠계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 회장은 국가대표 출신 김경아에게도 지원의 손길을 건넸다. 김경아는 당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직후 은퇴할 것을 고려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그에게 2012년 런던 올림픽 때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뛰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베테랑 김경아는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조 회장은 2세 계획까지 미루고 런던 올림픽에 나선 김경아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그의 밝은 앞날을 응원했다. 김경아가 2013년 은퇴하자 2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시간을 줬다. 이에 따라 김경아는 대한항공의 탁구단 코치가 되기에 앞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고, 최근에는 현역으로 복귀해 '롱 런'하고 있다.
◇리우에서 또 한 번의 감동 드라마를
한국은 탁구 강국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2개를 획득했다. 한국 탁구는 그동안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중국의 대항마로 꼽혔다.
이번 리우 올림픽 단식 종목에서 남자 대표팀에는 이상수(26ㆍ삼성생명)와 정영식(24ㆍ미래에셋대우)이 뽑혔고, 여자 대표팀에는 전지희(24ㆍ포스코에너지)와 서효원(29ㆍ렛츠런파크)이 선발됐다. 특히 남자 탁구의 성적이 주목 받는다. 한국 남자 탁구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이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제외하곤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땄다.
남녀 단체전에는 3명씩 출전하는데 개인 단식 남녀 각 2명 외에 주세혁(36ㆍ삼성생명)과 양하은(22ㆍ대한항공)이 뽑혔다. 양하은은 대한항공이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탁구 신동' 출신 엘리트 선수다.
대한항공은 수십 년간 한국 탁구의 발전에 영향을 끼쳐왔다. 대한항공의 모기업 한진그룹의 고(故) 조중훈 회장은 1973년 1월 1일 탁구팀을 창단했다. 대한항공 탁구팀은 43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탁구팀이다.
국제대회에서 성과도 빛났다. 대한항공 소속이던 김순옥은 1973년 유고 사라예보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 한국이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하는 데 주역이 됐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박경애가 한국의 여자 단체전 우승에 기여했다. 대한항공 탁구단은 2000년대 들어서도 저력을 유지했다. 대한항공 탁구단 소속 선수의 맹활약으로 한국 탁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연거푸 메달을 획득했다.
고 조중훈 회장 못지않게 조양호 회장도 한국 탁구의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 회장은 대한탁구협회장을 역임할 뿐 아니라 애덤 샤라라 국제탁구연맹 회장, 차이 전화 아시아탁구연합회장 등 국제 탁구계 인사들을 만나며 세계에서 한국 탁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스포츠 민간 외교에도 앞장
한진그룹은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지원으로 전 세계 스포츠인 및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아울러 스포츠로 세계 평화를 증진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도 수행해 나가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파트너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 해 3월 조양호 당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구닐라 린드버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 협약식을 개최했다. 대한항공은 평창동계올림픽 국내 후원사 중 최고 등급인 공식파트너(Tier1)로서 현금 및 항공권 등 현물을 후원한다.
2015년 5월에는 '2015 서울 세계 시각장애인 경기대회'를 공식 후원했다. 이 대회는 국제 시각장애인 스포츠연맹(IBSA) 주최로 65개국 6,000여 명의 선수 및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대한항공은 원활한 대회 운영을 위해 선수단의 항공권을 지원했다.
●UN 차세대 리더 양성 프로그램
대한항공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유엔스포츠개발평화사무국에 항공권 및 현금 후원을 해오는 등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4년 8월에는 광주광역시 소재 호남대학교에서 열린 유엔스포츠개발평화사무국의 차세대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후원해 아시아 청소년 스포츠 리더십 개발에 동참했다. 대한항공 점보스 소속 프로배구 선수 6명 및 코치 1명이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해 참가자들에게 배구 이론 교육 및 실습을 하는 등 재능 기부 활동도 가졌다.
●국제 대회 후원ㆍ엑셀런스 프로그램
각종 국제대회 후원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제탁구연맹(ITTF)이 주최하고 대한탁구협회가 주관하는 프로투어대회인 코리아 오픈 탁구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또 국제빙상연맹(ISU)이 개최한 'ISU 월드컵 쇼트 트랙' 2011-2012시즌 경기에 '타이틀 스폰서' 형식으로 참여했다.
2006년 8월부터는 한국을 빛내거나 국민들의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인사들을 평가ㆍ선정해 아무 조건 없이 후원하는 '엑셀런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인사를 후원해 최상의 기량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사회 공헌활동 취지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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