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아우디ㆍ폭스바겐 950대 압수
배출가스 조작ㆍ미인증 수입 의심
‘디젤 게이트’ 2막 열릴 수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1일 경기 평택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출고 전 차량검사(PDI)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유로6 기준을 통과한 차량 950여대를 전격 압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배출가스 과다 배출을 의심하고 있어, 조작 스캔들이 유로6 차량까지 번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압수된 차량은 1.6ℓ EA288 엔진을 장착한 2016년식 아우디 A1 292대, 아우디 A3 314대, 폭스바겐 골프 350대다. 모두 독일에서 생산돼 2015년 7월부터 2016년 1월 사이에 수입통관을 거쳤다. 유럽연합의 강화된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 등급인 유로6 인증이 적용된 차량들로, 아직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지는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압수된 아우디 A1ㆍA3는 국내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했는지 확인하는 환경부 승인을 받지 않은 혐의(대기환경보전법 위반)로 압수 조치됐다. 검찰은 한국 시장에 물량을 빨리 공급하기 위해 절차를 건너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폭스바겐 골프의 경우 환경부 인증은 받았지만 배출가스가 기준치를 초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압수했다. 미국 등지에서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드러난 유로5 적용 차량 외에 유로6 차량의 조작 가능성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우리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세계적 파문을 일으킨 디젤 게이트의 2막(幕)이 시작될 수 있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질소산화물 등이 과다 배출될 가능성이 의심된다”며 “결함인지 조작인지는 수사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날 압수한 전체 차량의 배기관에서 배기가스가 누설되는 결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제작상의 단순 오류일 가능성이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모델의 다수 차량에서 같은 문제가 발견된 만큼 부품 문제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배출가스 조작 등을 위해) 고의로 만든 결함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부 산하 교통환경연구소 관계자도 “배기관 끝 부분 결함 때문에 배기가스가 새어 나오는 현상이 확인됐지만 이는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통과한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이라 리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유로6 인증을 받은 모든 차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평택센터는 보세구역이라 이 곳에서 환경부 인증을 받고 출고하면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압수된 미인증 차량들은 인증을 받지 않은 채 통관절차를 마쳐 처벌 대상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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