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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현명한 트럼프, 어리석은 클린턴” 투표 독려

입력
2016.06.0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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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 4ㆍ25문화회관에서 제7차 노동당대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6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 4ㆍ25문화회관에서 제7차 노동당대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관영 매체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현명한 정치가”라고 치켜세우며 트럼프 선거 지원에 나섰다. 트럼프의 한반도 정책 관련 발언들이 실현될 경우 남북 관계가 평화로워질 것이라며 미국 국민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기까지 했다.

북한 대외선전용 매체 ‘조선의 오늘’은 1일 트럼프의 대북 정책을 긍정하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난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본인을 재중동포학자라고 밝힌 한영묵은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는 ‘막말후보’나 ‘괴짜후보’가 아니라 ‘현명한 정치인’,‘멀리 내다볼 줄 아는 대통령 후보감’”이라고 주장했다.

한씨가 트럼프를 극찬한 주된 이유는 ‘미국 우선주의’라 불리는 트럼프의 외교ㆍ안보 정책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트럼프의 (아시아 동맹국의)안보 무임승차,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주장을 소개하며 한국 외교ㆍ안보 부서가 ‘트럼프 쇼크’로 인한 비상 상황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이어 “미국이 조선 문제에 손을 떼는 일이 실현될지 누가 알겠나”라며 “그 날은 북과 남이 화해, 협력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씨는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을 비판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이 경제 제재 등을 통한 이란과의 핵 협상을 북한에도 적용하려는 행보를 두고 “어리석은 힐러리”라고 비난하며 “미국민이 선택해야 할 후보는 조선과 직접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트럼프”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예상 밖의 상황 전개라면서도 그만큼 트럼프의 외교ㆍ안보 노선이 일탈적이라는 점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에이단 포스터-카터 영국 리즈대 교수는 “매우 인상적인 일”이라며 “북한 정권의 직접 발언은 아니더라도 사정을 살펴보려는 평양 발 신호인 것은 분명”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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