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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제재 탈피’ 전방위 외교 공세 … 김정은 방중 성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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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제재 탈피’ 전방위 외교 공세 … 김정은 방중 성사되나

입력
2016.06.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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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 때 5차 핵실험 버튼 안눌러

중국 입장에선 타협 조건 성사 판단

북한 비핵화 관련 입장 변화가 관건

미국 대선 전에 김정은 방중 추진 의도

미사일 발사는 협상력 전술인 듯

6~7일 미중 전략경제대화 주목

리수용, 반기문의 대북 채널 파트너

반기문 총장 방북 이어질지도 관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소백수 남자 농구팀과 중국 올림픽 남자 농구팀 간의 친선 경기를 관람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소백수 남자 농구팀과 중국 올림픽 남자 농구팀 간의 친선 경기를 관람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외교 라인의 최고위급 인사를 중국에 보내며 대북 제재 국면을 탈피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북한의 전방위 ‘공세 외교’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더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혀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다. 대표단이 중국에 도착하는 날 북한이 굳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쏜 것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양면 전술이었다는 분석이다.

핵 실험 버튼 안 누르고 버틴 대가, 대화 물꼬

북한은 이번 방중을 성사시키기 위해 당 대회 전후로 5차 핵실험 버튼을 누르지 않는 인내심을 발휘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실장은 31일 “중국 입장에선 북한이 선을 넘지 않은 것으로, 타협할 조건이 성사됐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당 대회 마지막 날 신속하게 김 위원장에게 노동당 위원장 추대에 대한 축전을 보낸 것부터 해빙무드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김 위원장이 29일 북중 농구팀의 친선경기를 관람한 것 역시 지난해 갑작스레 취소된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 사건을 대체할 만한 양국의 화해 ‘세리머니’였다는 평가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중국이 이제 북한을 관리하기 시작한 것으로, 제재도 하지만 대화도 한다는 병행 기조로 전환하고 미국 설득에도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미국과 중국이 6~7일 베이징에서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개최하는 만큼 북핵 해법의 전환이 논의될 수 있다. 28일 북한의 대미외교통인 한성렬 외무성 미국 국장이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전직 미국 국무부 고위관료 등을 만난 것도 대화 국면 모색을 위한 탐색전 성격이 크다.(본보 5월 25일자 1면) 북한이 최근 남측을 향해 군사회담을 거듭 제안하며 대화 공세를 펴는 것 역시 미중과의 대화 국면을 겨냥한 포석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 출신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建二)가 지난 4월에 이어 이날 또 다시 방북 한 것 역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반기문의 방북까지 이어지나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면담이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리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개연성도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입장에선 미국의 차기 정부와 대화를 염두에 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미국 대선 이전에 방중을 추진하려 들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의 방중까지 성사되면, 중국은 북핵 대화 국면의 중재자로 본격 나서며 6자 회담 재개 등 협상 테이블 마련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남북관계 메신저로 방북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입장에선 북중 관계와 더불어 남북관계 주도권을 쥘 경우 향후 협상 국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 반 총장의 방북을 적극 활용하려 들 것이다. 이미 반 총장은 최근 “북한과 고위급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며 방북에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리 부위원장은 반 총장과 수 차례 회담과 면담을 가진 구면으로, 반 총장의 대북 채널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관건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어느 정도 양보하느냐다. 일각에선 리 부위원장의 방중이 성사된 것 자체가 북한이 중국에게 미리 성의 표시를 한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추가 핵실험 중단, 영변 핵 시설 동결 등 핵 문제 ‘유예’ 카드로 중국 설득에 나섰다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비핵화로 못 박지 않고 포괄적인 핵 문제로 의제를 삼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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