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의 과학기술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의미하는 ‘과학굴기(科學屈起)’가 본궤도에 올랐다. 31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중국과학원과 중국공정원 원사대회, 중국과학기술협회 전국대표대회에 잇달아 참석해 신중국성립 100주년인 2049년까지 중국을 과학기술의 선도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 주석이 사실상 처음으로 중국의 과학굴기를 천명한 것이다.
이날 인민대회당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원산(劉雲山) 상무위원,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즈강(王志剛) 과기부 부부장 등 주요 관리와 과학자 4,00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시 주석은 과학기술에 대해 “국가가 힘을 키우고 기업이 승리하며 국민이 보다 나은 삶을 얻기 위한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과학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디자인,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에 이어 리 총리는 중국의 연구개발투자를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1%에서 2020년까지 2.5%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왕 부부장은 “혁신이야말로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며 중국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주바오량(祝寶良)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주임은 중국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가 경쟁력 유지를 위해 과학굴기 정책들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력 부족으로 더 이상 노동집약적 산업에 의존할 수 없다”라며 “지난 30년 동안 중국은 혁신을 통해 고작 30%의 성장을 얻었을 뿐이다”고 말했다. 주 주임은 “국가가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연구개발과 혁신에 필요한 인재들을 끌어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센티브를 통한 과학굴기 강화에 대해 장하오민 바오스틸 수석연구원은 “과학자들에게 기업의 주식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스톡옵션과 배당을 실시한다면 과학과 경제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