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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빅3 기획사들이 일제히 '차이나 머니'를 장전하고 대륙에서 각개전투 채비를 마쳤다. 수년간 K팝의 금광으로 여겨졌던 일본 시장을 뒤로 하고 이제는 중국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태세다.
올 초 SM엔터테인먼트가 알리바바 그룹, JYP엔터테인먼트가 해양음악그룹(CMC)과 협력 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YG엔터테인트가 막차에 올랐다. YG은 31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에서 중국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 그룹, 티켓팅 업체 웨잉과 협약식 열고 '대륙 진출'을 알렸다.
YG 양민석 대표는 이날 협약식에서 "지난 2년간 중국이란 큰 시장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며 "YG 혼자 이루기 보다 최적의 파트너와 같이 만들어야 시너지 이룰수 있다는 확신했다. 두 파트너와 함께 YG의 큰 성장과 혁신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빅3의 중국 진출 형태는 유사하다. 중국 내 선두권 업체와 조인트벤처(JV) 법인을 설립하는 그림이다. 국내 기획사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중국 업체는 유통을 맡는다.
국내 엔터사들은 2000년대 초반 중국 내 음반·공연 체계가 어수선할 무렵, 신뢰할 수 없는 브로커와 에이전시가 난무하고 중국 공안의 입맛에 따라 공연이 돌연 취소되는 등의 쓴맛을 봤다. 12억 인구의 매력적인 시장에도 그동안 중국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배경이다.
이제는 든든한 파트너를 등에 업었다.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각사의 주주로 올리며 협력관계를 견고히 다졌다. YG는 웨잉과 텐센트로부터 1,000억대 투자를 받고 각각 지분 8.2%와 4.5%를 건넸다. SM은 알리바바 그룹의 355억원과 지분 4%를 맞바꿨다.
한 동안 일본 내 반한 기류와 엔화 약세로 고전하던 기획사들에게 이러한 '차이나 머니'는 단비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위험 요소는 살아있다. 엔터테인먼트의 산업화가 이뤄진 일본과 달리 중국은 여전히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타업종에서 유사하게 투입됐던 중국 자본의 투자철회가 늘고 있고 대중 문화의 '차이나 머니' 잠식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한 음악 관계자는 "재주는 국내 기획사가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길 수 있다. 콘텐츠 생산력에 한계를 맛보는 순간 속빈 강정으로 남을 수도 있다"며 "좋은 기회가 맞지만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바라봤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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