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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만수르와 함께 피살… 운전사 유족, 美 상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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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만수르와 함께 피살… 운전사 유족, 美 상대 소송

입력
2016.05.3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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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한 아프가니스탄 시민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전 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만수르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신문을 읽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한 아프가니스탄 시민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전 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만수르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신문을 읽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최근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무장단체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만수르의 운전기사 유족이 미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전투원도 아닌 민간인 신분의 운전기사가 만수르를 태우고 가다 드론 공격을 받아 함께 사망함에 따라 드론 공격을 둘러싼 윤리적ㆍ정치적 논란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경찰은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만수르와 함께 사망한 운전기사 무하마드 아잠의 유가족이 지난 25일 미국 정부 관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샤자다 파르하트 발루치스탄 경찰 대변인에 따르면 아잠의 형 무하마드 카심은 성명을 알 수 없는 미국 관료에 살인, 테러, 재물손괴의 책임을 물었다. 카심은 소장에 “내 동생 아잠은 죄가 없고 매우 가난했다”고 적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잠은 네 명의 자식뿐 아니라 눈이 먼 어머니와 장애인 형제의 생계를 도맡고 있었다.

카심에 따르면 아잠은 21일 발루치스탄주 남서부 이란 국경에 있는 도시 타프탄에서 파키스탄 시민 무하마드 왈리를 자칭한 승객을 태우고 발루치스탄주 주도 퀘타로 이동하던 중 드론 공격을 받았다. 파키스탄 당국은 DNA 검사 결과 이 승객이 바로 탈레반 지도자 만수르라고 발표했다. 미 당국 관계자는 만수르의 동승자가 탈레반 관련 인물이라고 추정했지만 아잠은 무장 단체와 무관한 인물이었다. 유족들은 아잠이 평소에 이란에서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으로 들어오는 승객들을 상대로 택시를 운전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의 국제정치연구소 뉴아메리카재단에 의하면 미국은 2004년부터 파키스탄 지역에서 400회 이상의 드론 공격을 실행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드론 공격이 주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차우드리 니사르 알리 칸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24일 드론 공격이 “유엔헌장과 국제법을 위반하고 파키스탄의 독립과 주권을 침해한 불법적 공격”이라고 말했다.

인권운동가들도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국제앰네스티의 드론전문가 무스타파 카드리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미국은 그동안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자들을 위해 보상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왔다”며 아잠의 유가족은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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