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업체 비보험 땐 덤핑 경쟁
1개당 2,3개 치과에 무료 제공
건보 환자엔 책정 가격 그대로
“국민 혈세로 업체 배만 불려”
보험 적용된 임플란트 재료가 비(非)보험 임플란트 재료보다 3배 가량 비싸 건강보험이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고령인 복지차원에서 지난 2014년부터 70세가 넘으면 1인당 2개까지 임플란트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보험적용을 받으면 1개당 300만원에 달하는 임플란트 시술비를 61만원에 할 수 있다. 올 7월부터 만 65세 이상으로 임플란트 보험적용이 확대돼 620만 명 정도가 혜택을 받게 된다.
임플란트 보험수가는 1개당 123만원이다. 105만원이 치과의사의 의료행위, 18만원이 재료비로 책정돼 있다. 이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50%를 부담해 70세 이상인 환자는 61만원에 임플란트를 할 수 있다.
문제는 똑같은 임플란트 재료라도 보험용은 비보험용보다 3배 정도 비싸다는 점이다. 똑같이 생산된 동일한 임플란트가 보험 환자를 치료할 때는 12만원, 비보험 환자에게는 4만원이 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비보험용 임플란트의 경우 7개에 달하는 임플란트 재료업체들이 너도나도 가격인하경쟁을 하고 있지만, 보험용 임플란트는 이미 건강보험공단에서 일정한 가격을 정해 놓아 할인할 필요가 없다. 임플란트 재료업체들은 보험용 임플란트 사용을 늘리기 위해 치과의사들에게 보험용 임플란트 재료를 쓰면 공짜로 2~3개를 얹어 주거나 다른 치과재료나 수술기구를 덤으로 주고 있다. ‘할증’이라는 명목으로 이뤄지고 있는 이 같은 치과계의 부조리한 관행은 명백히 현물성 리베이트다. 국민건강보험이 엉뚱한 곳에 새고 있는 셈이다.
서울 강남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는 한 치과의사는 “7개 임플란트 재료업체 모두에서 보험용 임플란트를 쓰면 1개당 공짜로 3개를 주겠다고 제의해왔다”며 “거의 모든 치과병원이 이런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부조리한 관행에 동참해도 환자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재료비를 모두 청구하므로 전혀 손해 보지 않는다. 결국 건강보험제도 허점을 이용해 임플란트 재료업체들이 임플란트 재료 하나를 팔 때마다 10만원 정도의 부당 이득을 얻고 있다. 게다가 부당 이득 일부는 리베이트 형태로 일부 치과의사에게도 흘러 들어가고 있다.
한 임플란트 재료업체 직원은 “이미 보험용 임플란트 가격이 시장가격 보다 높게 책정돼 있어 이에 대한 이익을 놓치지 않으려다 보니 이런 기형적인 일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고광욱 유디치과 대표원장은 “국민이 힘들게 납부한 건강보험 재정이 일부 임플란트 업체의 배를 불리는 데 낭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플란트 가격거품은 재료비뿐만 아니다. 임플란트 비용도 85만~200만원으로 3배 가량 차이가 난다. 일부 치과에서는 “4개를 하면 1개는 공짜”라고 홍보하고 있다.
한 치과의사는 “일정한 기준도 없이 자기들 마음대로 임플란트 값을 정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오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다른 치과의사는 “같은 보험 임플란트라도 재료비 때문에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보험 임플란트 값이 다른 치과와 큰 차이가 난다면 비싼 보험 임플란트 패키지를 별도 구입하는 곳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한치과의사협회는 현행 임플란트 보험수가가 적정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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