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은 국내 사망률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암이다. 간암 환자의 72%는 B형 간염으로 발병한다. B형 간염 관리가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열쇠인 셈이다.
6개월 이상 간 염증이 낫지 않고 계속되는 만성 B형 간염을 방치하면 간 조직이 점점 딱딱해지는 간섬유화가 누적되면서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악화한다. 이를 막으려면 장기간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 증식과 간세포 염증을 지속적으로 억제해줘야 한다.
B형 간염 치료의 근간이 되는 경구 항바이러스제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억제 효과도 중요하지만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므로 장기적인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만성 B형 간염 환자 중 70%는 40대 이상의 중ㆍ장년층으로, 당뇨병ㆍ고혈압 등 다양한 만성질환 발생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제로 한 조사결과,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간경변증,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은 동반질환을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질환을 겪는 아시아 환자에게는 콩팥 기능 손상이 더 자주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 고혈압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는 이뇨제가 B형 간염 환자의 콩팥 장애를 일으키는 독립 위험인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동반질환에 관계 없이, 콩팥 기능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장기간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B형 간염 치료제를 먹어야 한다.
2007년 국내 출시된 한국BMS제약의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ㆍ사진)는 B형 간염 바이러스(HBV)의 복제를 저해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세포감염 능력을 떨어뜨리는 먹는 항바이러스제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매년 88만 명 이상의 환자에게 처방됐다.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을 통해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와 낮은 내성 발현율을 보이는 안전한 항바이러스제로 만성 B형 간염 초기 치료에 참고해야 할 약물로 권고돼 왔다.
특히 장기간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있어 간경변증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 동반질환 유무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높은 효과를 보이고, 지속적인 치료 유지를 위한 콩팥 기능에서도 안전성을 나타냈다.
36개월간 바라크루드 치료 후 만성 B형 간염 DNA 수치를 낮추는 바이러스 반응률 및 간 수치(ALT)를 정상화하는 생화학적 반응률은 각각 96%, 86%로 높게 나타났다. 기저 동반질환 유무와 관계없이 일정한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보였다. 또한 동반질환이 없는 환자,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상승하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관찰한 결과, 바라크루드 치료 기간 중 유의한 수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약값이 30% 낮아져 경제적 부담도 줄었다. 지난해 10월 바라크루드 특허가 만료되면서 1차로 약값이 인하됐고, 9월부터는 특허만료 전 약값의 53.55% 수준으로 또 한번 낮아질 예정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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