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과의 친선 농구 경기를 관람했다고 북한이 밝혀 의도가 주목된다. 북중관게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소백수팀과 중국 올림픽팀 사이 친선 농구경기를 관람하고 “조선(북한)과 중국 두 나라 체육인들이 두터운 친선의 감정을 안고 멋들어진 경기 동작들로 경기를 펼쳐 보인데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였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관람한 이번 북중 친선 농구경기는 지난해 12월 북한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 무산 뒤 이뤄진 사실상 첫 북중 간 문화체육 교류다.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시기에 김 위원장은 특히 “(북중 간) 친선의 감정”을 언급해, ‘낮은 단계’에서의 북중관계 회복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북 관계자는 “김정은의 북중 친선 농구경기 관람을 통해 조심스럽게 북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라며 “농구외교를 통해 중국과의 화해 의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북핵문제 측면에서는 한국과 미국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되는 측면도 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핵 대화 재개를 놓고 북한의 ‘선(先)비핵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비핵화와 북미대화의 병행을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의 입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북중관계 개선 여지는 북한의 북핵대화 재개 주장에 중국이 더욱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의 북중 농구경기 관람은 이 같은 노림수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북한팀이 82대 73으로 중국팀을 이겼다. 경기 관람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최룡해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함께 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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