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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 대기록만큼 눈에 띄는 이색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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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 대기록만큼 눈에 띄는 이색경력

입력
2016.05.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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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권. 뉴스1
kt 주권. 뉴스1

“벌써 몇 번이나 봤죠.”

kt 주권(21)의 얼굴에 쑥스러운 듯 미소가 번졌다. 그는 자신이 선발 등판했던 지난 27일 넥센전 경기 영상을 벌써 여러 차례 다시 봤다. 평생 잊을 수 없는 하루였기 때문이다.

프로 데뷔 2년 차인 주권은 27일 넥센전에서 9이닝 4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프로 데뷔 후 첫 승리를 완봉승으로 따냈다. 강렬한 투구를 선보이면서 인기도 폭등했다. 완봉승을 거둔 날에만 300개가 넘는 축하 문자가 쏟아졌고, 인터뷰 요청도 줄을 잇고 있다. 아직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주권은 “자기 전에도 그날 영상을 꼭 보고 자고 있다”며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내가 이렇게 던졌었나’ 싶다”며 웃음지었다.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프로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1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51에 그쳤다. 그는 “작년엔 어깨가 좋지 않았다. 마음은 하고 싶은데, 몸이 안 좋으니 생각처럼 안 되더라”며 “올해도 ‘던지다 보면 첫 승도 하겠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잘 안 됐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꾸준히 자리를 지킨 그는 데뷔 첫 승리를 완봉승으로 거둔 20번째 투수이자, 이중 무4사구를 기록한 첫 번째 투수가 됐다. kt 창단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기록만큼이나 이색 경력도 눈길을 끈다. 조선족 출신인 주권은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나 2005년 12월 한국으로 왔다. 중국에서 축구를 했던 그는 한국으로 온 이듬해 야구를 시작했고, 2007년에는 귀화했다. 2015년 우선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으면서 첫 프로야구 귀화 선수가 됐다. 하지만 야구를 향한 열정은 다르지 않다. 주권은 “귀화 선수라는 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한국에 와서 야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다른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야구장에 가족이 오면 부담이 되는 탓에 선발 등판날에도 부모님을 경기장에 못 오시게 한다. 완봉승을 거둔 그 날도 부모님은 TV로 외아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주권은 “어머니가 ‘아들, 잘 했다’고 하시더라”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제 막 첫 발을 뗐다. 신생팀 kt를 이끌고 있는 조범현 감독은 지난해부터 토종 선발을 키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완봉승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킨 주권이 이대로 자리를 잡아 준다면 팀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는 “아픈 곳이 없어서 내 공을 던질 수 있다. 작년 보다 공에 힘도 생긴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좋은 기록을 냈으니 이를 계기로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권도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선발로 한 자리를 잡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렇지 못하면 2군에서 던져야 하지 않나. 선수라면 당연히 욕심이 나는 것 아니겠냐”며 “이대로 계속, 꾸준히 좋은 모습으로 승리 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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