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이 금지된 스테로이드 약품을 태국에서 밀반입해 3억원 상당을 불법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이들 중 40대 판매책은 자신도 복용했다가 지난해 10월 뇌경색을 진단받았지만 이후에는 오히려 부작용 케어제품을 함께 판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약사법 및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태국 현지 구입책 박모(37)씨와 국내 유통책 강모(43)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태국 방콕의 팟퐁에 있는 약국 등에서 주사액인 테스토 믹스(TESTO-MIX)와 알약 디볼(D-BOL) 등을 구입, 가방에 숨겨 인천국제공항으로 밀반입한 뒤 인터넷 카페 회원들에게 3억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인터넷 카페는 보디빌더나 헬스 트레이너 등이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로 전해졌다. 이들은 ‘체지방 감소, 근육 보강’ 등을 주장하며 1통(250~400㎎/㎖, 알약 50~100정)당 5만~18만원을 받고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태국 현지 구입가의 5~6배 수준이다.
약물에서는 국내에 시판되지 않는 성분인 나드로론과 비만치료제였으나 판매ㆍ유통이 금지된 시부트라민이 검출됐다. 시부트라민은 뇌졸중, 심혈관계 이상 등의 이유로 2010년 10월부터 판매와 유통이 금지된 약물이다.
강씨는 이들 약품을 복용했다가 지난해 10월부터 뇌경색 진단이 나와 치료를 받았다. 경찰에서 강씨는 “약물의 부작용으로 뇌경색을 앓게 됐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그 때부터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케어제품 놀바(NOLVADEXZ), 클로미드(CLOMID) 등을 함께 판매했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시가 2,000만원 상당(139통)의 스테로이드 약품을 압수하는 한편 국내 보디빌더 선수와 헬스 트레이너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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