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세베니, 朴 대통령과 정상회담
“대북제재 유엔 결의 충실 이행”
한국과는 군사협력 강화 MOU
朴 “이번 기회 놓치면 북핵 손 못써”
반기문 대화의 길과 다른 입장
우간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과 수도 캄팔라의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986년 집권 이후 북한과 가깝게 지낸 무세베니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한과 군사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청와대의 북한 고립ㆍ압박 외교가 힘을 얻게 됐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 옵션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에 우간다가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무세베니 대통령은 “대북제재 결의 2270호는 국제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지지받고 있다”면서 “북한과 안보ㆍ군사ㆍ경찰 분야 협력 중단(disengage)을 포함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들에 지시했다”고 말해 우리 정부 편을 들었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친북 성향인 우간다의 이 같은 결정은 다른 국가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간다와 북한이 1987년 군사 협력 협정을 맺은 이후, 북한은 우간다의 특수부대원과 전투기 조종사 등의 훈련을 지원했고 무기정비 기술을 놓고도 협력했다.
양국 국방부는 이날 군사정보 교류와 방위산업, 군사기술과 교육훈련 등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교육훈련을 포함시킨 것은 북한이 올 초 우간다로 군 교관 50여명을 보내 우간다 군ㆍ경찰을 훈련시키고 있고, 유엔이 이를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우간다 동포들을 만나 “여러 나라에 외화벌이를 위해 나가 있는 북한 근로자들이 자꾸 이탈하는 등 어려움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을 보고 있다”면서 “이번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해야지, 이번 기회가 흐지부지 되면 북한이 핵능력을 고도화시켜 더 이상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한해 “북한과 대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정부의 대북 압박 정책을 간접 비판한 이후 나온 것이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는 등 ‘북한의 친구’이면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새마을운동의 열성 팬이다. 이에 한ㆍ우간다는 새마을운동을 우간다 국가정책으로 추진하는 것을 돕고 한국형 개발 경험을 공유한다는 내용의 MOU도 체결했다. 또 우간다 최초의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15억달러)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추진하기로 했다.
캄팔라(우간다)=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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