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시 사용되는 고체연료가 주원인
UNEP “실외 대기오염 사망자보다 많아”
실내 공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연간 430만명에 달한다는 유엔 보고서가 발표됐다. ‘주방의 매연’으로 목숨을 잃는 비율이 집 밖 대기오염으로 인한 것보다 더 높아 실내 대기질 개선 문제가 시급한 환경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29일 유엔환경계획(UNEP)의 ‘건강과 환경, 건강한 사람’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에 실내 공기오염과 관련한 사망자 수는 429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보고서는 23~27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2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발표됐다.
실내 공기오염은 주로 석탄 등 고체 연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블랙카본 등 발암물질이 주범으로, 난방용으로도 쓰지만 주로 조리 시 많이 사용된다. 특히 동남아와 서태평양, 아프리카 지역의 저소득 국가에 사망자 90%(390만명)가 집중돼 있는데, 이들 국가에서 흔히 쓰이는 재래식 가열기구 때문으로 UNEP는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대기오염이나 화학물질 중독, 기후변화 등 환경오염 탓에 목숨을 잃은 사망자는 1,260만명(전체 사망자의 23%)이다. 이 가운데 약 70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했으며, 특히 실내 공기오염 사망자 수(429만2,000명)가 실외 대기오염 사망자 수(373만3,000명ㆍ중복자 포함)보다 더 많았다.
실내 공기오염은 뇌졸중 등 혈관질환과 폐암 등 폐질환을 일으켜 사망으로 이어진다. 뇌졸중(146만명), 심장 관상동맥이 막히는 허혈성 심장질환(110만명), 만성 폐쇄성 폐질환(93만명), 하기도 호흡기 질환(53만명), 폐암(27만명)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다. 특히 사망자 절반 이상은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성인 여성(41%)과 어린이(13%)로 나타났다.
UNEP는 보고서에서 “저개발 국가에 친환경적인 조리도구와 연료 공급기술을 확대할 필요가 있고, 세계보건기구 가이드라인이 정하고 있는 대기질 기준에 대해 각국 정부는 시민 교육을 활성화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환경부도 밀폐된 공간에서 생선구이 등 요리를 하면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대기 중 미세먼지 나쁨 수준의 30배 이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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