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 개막 앞두고 긴장
“최다 인파 몰릴 개막전ㆍ결승전
IS, 자폭해 압사 유도” 첩보
군경 10만 배치… 1급 경계태세
800만명 몰리는데 막을 수 있나
테러 대비 실효성엔 비관론도
다음달 10일 개막하는 유럽축구 국가대항전 ‘유로 2016’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최국인 프랑스의 테러 대응 긴장감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테러 대비와 치안 유지에 역대 최대 규모의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세계 축구팬 약 800만명이 몰릴 유로 2016에서 테러를 완벽히 방비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 파리 테러 이후 또 한번 최악의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최근 독일연방경찰청(BKA)으로부터 “IS가 유로 2016 기간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프랑스-루마니아 개막전(6월10일)과 결승전(7월10일)을 주요 테러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첩보를 건네 받고 비상이 걸렸다. IS 조직원이 관중석 한 가운데서 자살폭탄을 터트려 폭발 피해뿐 아닌 혼란스런 대피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대규모 압사사고를 노리고 있다는 게 BKA의 분석이다. 파리 테러를 저지른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는 올해 초 유로 2016을 겨냥한 대규모 자살폭탄 테러를 예고했다. WSJ는 “유로 2016에 열리는 36개 시합 중 30개 시합이 이미 매진됐다”며 “테러 위협에도 전세계 축구팬들의 프랑스 방문은 오히려 늘어나 테러 대비가 한층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당국은 이에 파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1급 경계태세에 돌입하는 등 테러 대비를 유례가 없는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우선 24개 팀이 출전하는 유로 2016 기간 동안 축구시합이 열리는 도시 10곳을 위주로 스포츠용품점과 식당 등 테러 취약 지역 100곳에 경찰관 7만3,000명과 군인 1만명 등 약 10만명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32개 팀이 출전했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의 치안 인력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각국 축구팀들은 유로 2016 기간 동안 프랑스 경찰과 특수기동대(SWAT)의 24시간 밀착보호를 받고, 도시 곳곳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 ‘팬 존’을 찾는 관중한테도 검문검색을 벌일 계획이다. 경기장 근처에는 거리 응원도 금지했다. 이 때문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버금가는 테러 대비 수준”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다만 프랑스 정부의 테러 대비에 대한 실제 효과 여부에선 여전히 불안한 시각이 존재한다. 앞서 이달 22일 생드니 지역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세인트 저메인과 올림피크 드 마르세 간 열린 축구시합에서 한차례 경계가 뚫린 적도 있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는 유로 2016을 앞둔 사전 테러 대비 점검 차원에서 관중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몸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시합 도중 관중석 곳곳에서는 폭죽과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 관중들이 반입 금지물품인 연막탄과 폭죽을 경찰의 눈을 피해 몰래 숨겨 갖고 들어왔던 것이다.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은 유로 2016 개막전과 결승전이 모두 열리는 장소다. WSJ는 “IS 조직원이 연막탄 대신 폭탄을 갖고 들어왔다면 대형테러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전세계 축구팬 800만명이 몰리는 프랑스에서 테러를 막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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