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수출입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5,000억원 어치를 출자하기로 했다. 작년 말 발표한 대우조선해양 구제를 위해 이미 예정됐던 지원이지만 자본 여건이 안 좋은 두 국책은행이 서로 돌려 막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산은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KAI 주식을 수은에 출자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 관계자는 “법인세 이슈 등을 감안하면 KAI 주식 출자가 거의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당초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올 1분기 기준 9.8%까지 하락한 수은에 5,000억원 상당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을 출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LH 주식을 출자할 경우 시세 차익에 따른 법인세 약 500억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법인세 부담이 없는 KAI 주식 출자로 방향을 틀었다. 수은은 KAI가 상장주식이어서 별도의 가치 평가절차 없이 자본증액이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출자로 수은의 BIS 비율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산은은 지난해 대우조선이 수조원 대 부실을 감춰둔 것으로 드러나자 수은에 대우조선에 대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동시에 정부와 산은 등은 산은의 출자 지원을 통해 수은 자본금을 확충해 추가 건전성 악화를 막기로 합의했고, 이번 출자는 당시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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