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의 영웅이 되길 바랍니다.”
영화계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현실 세계는 악당들로 가득 차 있다”며 “그러므로 여러분하버드 졸업생이 현실의 영웅이 돼야 한다”고 격려했다.
이날 하버드대 예술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스필버그는 자신의 삶과 영화를 예로 들면서 졸업생들이 앞으로 고통과 위험이 따르더라도 세상의 악과 맞서기를 격려했다. 그는 인종 차별주의, 동성애 혐오, 민족 증오, 계급차별, 종교 증오 등을 ‘현 세상을 지배하는 괴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영웅이 되려면 물리칠 악당이 필요한데 그런 면에서 여러분은 모두 행운아”라고 말했다.
스필버그는 또 어릴 적 유대인으로서 당했던 ‘왕따’ 경험을 털어놓으며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증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선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유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회 증오에 대한 해답은 더 큰 인도주의에 있다”면서 현실에 대한 공포감을 호기심으로 바꿀 것을 강조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스필버그는 졸업생들이 과거를 공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눈 앞에 보이는 ‘사회악’을 보면서 ‘이것이 언제 끝날까’가 아니라, 과거 시점에서 ‘어떻게 시작했을까’란 물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영화 감독 초기에는 몽상적 작품을 만들었지만 나중엔 역사적 사건에 기반을 둔 작품이 갖는 힘을 알았다”며 “과거를 향해 질문을 던지다 보면 각자 삶 속에 영웅이 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 목표는 두 시간짜리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여러분은 평생토록 이어질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연단을 내려왔다.
스필버그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을,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최우수 감독상을 휩쓸었다. 초기 작품인 ‘조스’ 뿐 아니라 ‘ET’ ‘쥐라기 공원’ 등 다수의 흥행작을 낸 영화계의 거장이다. 지난 2002년에는 영화 때문에 자퇴했던 롱비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 복학해 입학 37년 만에 학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원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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