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개발한 바이오 신약(혈우병 치료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바이오 신약은 기존 화학 의약품과 달리 단백질, 유전자(DNA) 등 생물학적 물질로 구성된 의약품을 말한다. 국내 제약사가 바이오 신약을 개발해 미국에서 승인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케미칼은 자체 개발한 혈우병 치료제 ‘NBP601’이 국내 바이오 신약으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를 획득했다고 27일 밝혔다. 제품명은 ‘앱스틸라’(AFSTYLA)다. 지난달 미 FDA의 승인을 받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바이오 신약의 복제약이었다.
NBP601은 SK케미칼이 지난 2009년 호주 CSL사에 기술 수출한 A형 혈우병 치료제 바이오 신약 물질이다. 혈우병은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출혈이 일어나도 혈액이 응고되지 않는 선천성 질환이다. 출혈이 발생하면 피를 멎게 하기 위해 혈액 내 혈장에서 순서대로 12가지 물질이 나온 후 딱지(피브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A형 혈우병은 이 중 8번째 물질에 결함 또는 결핍이 생겨 발병된다. A형 혈우병 환자들은 주로 근육, 관절, 내부 장기에서 출혈이 발생하거나 지속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관리센터(CDC)에 따르면 남성 6,000명 중 1명이 선천적으로 혈우병을 갖고 태어난다. 전체 혈우병 환자의 80%가 A형 혈우병 환자다.
NBP601은 기존 치료제 보다 효능과 약효의 지속 시간이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글로벌 임상 결과, 주 3,4회 투여해야 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NBP601은 주 2회 투여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었다. A형 혈우병 치료제의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인 약물 효과를 저해하는 ‘중화항체 반응’(약의 효능이 저해되는 현상)도 보고되지 않았다.
SK케미칼은 NBP601이 미국 내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서 짧은 기간 안에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리서치업체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내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2014년 기준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였다. 2023년에는 41억달러(약 4조9,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오랫동안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결실을 맺었다”며 “뛰어난 효능과 환자 편의성 증가가 상업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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