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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헤비메탈→트로트' 남봉근의 새출발과 인생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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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헤비메탈→트로트' 남봉근의 새출발과 인생역정

입력
2016.05.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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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지만 트로트 가수 남봉근의 인생 역경은 특별하다.

최근 구성진 트로트곡 '될꺼니까'를 발표한 트로트 신예지만 시계를 거꾸로 올라가면 전혀 다른 색깔로 살아온 인물이다.

남봉근은 한국 메탈 음악사에 빠지지 않는 록그룹 블랙신드롬 출신이다. 20대엔 머리칼을 허리까지 늘어뜨렸며 7년간 베이스를 잡았다. 하드록과 펑크, 정통 헤비메탈 등 '록 스피릿'이 충만했던 시절이었다. 남봉근은 그 무렵을 "음악은 록 밖에 없는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2000년대 접어들면서 시작된 록의 암흑기. 아이돌 그룹과 발라드 가수만 살아남은 디지털 음원시대에 록 음악은 시장에서 도태됐다. 남봉근도 어쩔 수 없이 결국 기타를 내려놨다.

남봉근은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했는데 그 마음만으로 채울 수 없는 부분이 있더라"며 "점점 없어지는 존재의 느낌이란 겪어본 사람만 알 것"이라고 했다.

그 때부터 안 해본 일이 없었다. 노상에서 번데기, 떡볶이 등을 팔아보고 산 꼭대기에서 떡을 팔기도 했다. 남다른 친화력과 영업수단에 제법 근사한 소주바까지 차릴 수 있었다.

/남봉근은 "다시는 음악을 못할 줄 알았던 시절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박현빈 팬인 손님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트로트 곡을 만들어 들려줬다"며 "그런데 무언가 달라붙는 트로트의 느낌이 무척 좋았다. 트로트와 인연은 그 때부터였다"고 말했다.

우연한 계기였지만 깊게 빠져들며 트로트 곡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곡을 다른 가수에게 주기도 했고 트로트와 밴드를 결합하는 시도도 해봤다. 로커의 자존심 때문에 트로트 전향이 망설여질 수 있었지만 남봉근은 반대였다.

"머리칼이 길수록 음악을 잘하는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자르면 죽을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음악도 갇혀있었다. 자존심 보다 고집에 가까웠다. 다른 것을 일찍 받아들였다면 더 훌륭할 수 있었을 텐데…. 음악이란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 아니겠나."

남봉근의 열린 마음은 40대 중반에 새 출발을 가능케했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기름기를 쏙 뺀 정통 트로트에 도전한다. 최근 배우 황인영, 송보은 등이 속한 스타피그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으며 든든한 둥지까지 얻었다.

남봉근은 "4대 독자인데 지금껏 부모님 여행 한 번 못 보내드렸다. 이런 불효자가 어디 있겠나"라며 "부모님을 생각하며 전국을 돌아다닐 각오다. 사람들이 편하게 느끼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분 좋은 가수가 되고 싶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진=임민환 기자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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